컴퓨터 고장 (1)
어쩌다 보니 관여하는 컴퓨터가 여러 대입니다.
학교에 노트북이 하나 있고(학교 재산), 제 개인 컴퓨터(오프라인 상태로만 쓰는 오래된 것), 병원의 컴퓨터(병원 재산), 집에는 제가 오프라인 상태로 쓰는 오래된 컴퓨터 하나와 애들이 주로 쓰는 온라인 용 컴퓨터(2013년 구입), 그리고 노트북이 둘(2009년과 2016년 구입) 있습니다. 큰애가 가지고 간 노트북(2013년 구입)도 있지만 지금은 없으니 제외합니다. 8대나 되는군요. 기관의 것은 제가 사용만 하지 관리는 거의 안하니 이 잡담에서 제외합시다.
학교와 집에서 사용하는 오래된 컴퓨터는 2005년 말쯤에 산 것들입니다. 집에서 제가 사용하는 것은 주로 텍스트 파일을 읽고 편집하는 데 사용되는데, 직장의 컴퓨터를 제외한다면 가장 오래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얼마 전에 비프음이 5번 들리더군요. 바이오스에 대한 기억이 가물거려서 찾아보니 CPU 관련이랍니다. 오랫만에 케이스를 열고 먼지를 청소하고, CPU를 분리했다가 재결합한 다음 부팅하니 잘되었습니다. 소음이 점점 커지고 있었는데 없어진 것은 덤입니다.
그리고 나서 병원에서도 개인용 컴을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델에 신청했습니다. 10월 19일이었는데, 나란히 신청한 모니터는 며칠 뒤에 도착했지만, 본체는 11월 1일 배송 예정이라더니 3일에 연락이 오기를 7일에 배달하겠다고 합니다. 근 3주가 걸렸네요.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아직 안 왔습니다만.
그런데 지난 금요일쯤에 또 비프음이 다섯 번 울리면서 다운되었습니다. 컥! 주말 내내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병원에 두기로 한 것은 애들에게 주고 (거실에 놓고) 거실에 있는 것을 제 개인용으로 써야겠네요. 모니터가 하나 남게 되는데 용처를 찾아야겠습니다. 아니면 원래 의도대로 병원의 개인용 컴퓨터를 다시 하나 더 사든지.
그나저나 제주도로 이사 오면서 한번도 켜지 않은 386이 아직도 작동할지 궁금합니다. 전에 보니 캐퍼시티가 하나 부풀은 것 같던데.
추가) 이 글을 쓰고(3시 반 직전) 5분쯤 있다가 전화가 울리기에 왔다는 전화인가 해서 받으려고 했더니 한 번만 울리고 끊어지네요. 그리고 다시 5분쯤 지나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과 입구에 버티고 서서 와서 가져가라네요. 얼굴이랑 말투는 무엇인가에 불만이라는 게 역력합니다. 제가 잘못한 게 뭐죠? 아파트 1층 현관에서 내려와 물건 가져가란 것과 같은 행동이니 화는 제가 내야 할 텐데 왜 택배기사 분이 화를 내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다른 데서 부당한 대접을 받고 와서 제게 화풀이를 하는 걸까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화가 나다가 사그러들었습니다. 뭘 길게 생각해 봐야 혼자의 상상이니 그만둬야겠지요.
이번에 산 것의 하드는 SSD여서 집의 하드를 달 수 있을까 해서 뜯어보았습니다. 애들이 데이타 옮기는 게 귀찮다면서 달아달라고 해서요. 웃기는 건 옆 철판을 뜯으니 안쪽 면에 해체하는 방법이 인쇄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슬림이 아니라 미들 타워를 신청한 건 ODD를 세운 상태가 아니라 뉘워서 쓰려고 한 것인데, 세워져 있습니다. 사진을 확인 안한 제 잘못이겠지요. 하긴 내부 설계가 달라져야 할 테니 세우는 게 만드는 사람에겐 편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ODD가 엄청나게 얇네요. 에전처럼 5.25인치 슬롯을 모두 차지하는 게 아니라 CD 케이스 정도의 두께로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