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일렉트릭] 2 초기 운행기
인도받은 첫날에야 조심스러웠는데(세팅이 끌고온 현대차 직원에 맞춰져서 자세가 불편했지만 퇴근에 급급해서 조정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다른 날 설명서를 읽고 나서 사이드 미러나, 룸미러, 핸들, 의자 높낮이 등을 조절하고 나니 괜찮아졌습니다. 사실 전기차라고 해서 특별한 게 아니라 그냥 승용차죠. 동력원이 휘발유나 경유에서 전기로 바뀌었다는 정도.
그래서 차이점은 몇 가지 안됩니다.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은 엔진음이 거의 없다는 것. 그래서 보행자 보호를 위해 저속(대략 시속 30킬로미터 이하)에선 일부러 소리를 내줍니다.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닙니다.
다음으로 (트라제와 비교하면) 비교적 가벼운 승용차여서 가속성이 좋은데 엔진이 무리를 하는 느낌이 없다는 것. 트라제는 매연을 뿜지 않으면 급가속이 안되기 때문에 거의 안하던 짓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급가속을 즐긴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공차 중량이 1850 kg이랑 1445 kg의 차이가 있으니까 그것도 감안해야겠지만, 아내 차인 모닝의 945 kg랑 비교해도 비슷한 가속성을 갖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진 충전을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받을 때 160 남짓 주행 가능하다는 표시가 떴는데, 지금은 115 정도 됩니다. 아무래도 비용이 싼 시간대에 충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요. 아무튼 받고 나서 정신을 차린 다음 생각해 보니 총 주행거리가 43 km 정도가 된 다음에 받은 것 같습니다.
회생 단계를 선택함에 따라 주행감이 달라지는데 저는 아직 1단계로만 하고 있습니다. 평상시에 즐겼던 평지 내지 내리막에서의 타력 주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회생발전으로 돌리려면 2단계 이상이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 급속히 감속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어차피 이동해야 하니 덜 빡빡한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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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60 km 정도 달렸습니다. 조금씩 몸이 적응해집니다. 그 사이 회생 제동 단계를 2로 해서 1주 정도 달려보았습니다. 내리막이든 평지든 브레이크를 살짝 밟는 것과 비슷한 감속이 일어납니다. 회생 제동 3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서 오늘(9월 8일) 해 보았습니다. 더 강력한 제동이 걸립니다. 자칫하면 가속기와 브레이크를 교대로 밟는 것 같은 출렁거림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금세 적응되어서 별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1단계에서는 왕복 14 km 정도 추가되는 구간을 달리면 대략 13 정도 주행가능 거리가 줄어듭니다. 모드2에서는 12 km 정도이고 모드3에서는 10 km인 것 같습니다. 모드3은 하루의 경험이라 일반화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처음에 시동을 걸면 1단계가 됩니다. 처음엔 회생 제동이 낯선 현상이라서 약간 불편한 느낌이 있었습니다만, 2-3일 지나니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완전히 익숙해지자 2단계로 해 보았고 역시 1주 뒤에 3으로 이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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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9월 7일) 집에 가니 현대차 지점에서 편지가 하나 와 있더군요. <대금 명세서>라고 되어 있었는데, 아래쪽에 계약금이랑 제가 낸 납부액이 적혀 있고, 미납액이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미납액이 뭔가 해서 잠시 생각해 보니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 액수더군요. 전기차를 한 두 대 팔아본 게 아닐 텐데 왜 <고객>에게 <미납액>이라고 통지를 할까요? 정부(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라고 해야죠.
가장 마지막 액수는 납부해야 할 금액입니다. 미납액과 같은 숫자죠. 나더러 어쩌라고요? 사소해 보이지만 명백한 오류입니다. 보조금은 구매자가 받아서 자동차 회사에 지불하는 게 아니니 청구 자체가 잘못입니다.
재미있는 작은 사실 하나는 표기된 출고일이 8월 19일이라는 것입니다. 저번 글에서 저에게 도착했다고 알려온 게 23일이라고 했었죠? 금요일과 화요일의 차이인데, 공장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바다 건너는 데에는 대략 반일이 걸리니 그 사이에 어디에서 쉬었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