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제주도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유감

SMHK 2017. 5. 15. 20:39

집에서 가까운 도로에 이 제도가 시행된다고 광고가 났습니다. 이해가 안됩니다. 광양로터리에서 아라초등학교 사이의 구간 중 일부는 자주 다니기 때문에 사정을 아는데, 버스가 많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전혀 없는 건 아니고 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많지는 않습니다. 학회 등의 이유로 서울에 가면 어지간한 큰길에서 버스를 보게 됩니다. 매 신호 주기마다 버스가 몇 대씩 지나갑니다. 그러니 버스전용차선을 해도 됩니다.


그런데 제주도 중앙로는 버스가 몇 신호주기에 몇 대만 지나갈 뿐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직선 구간의 한 가운데 서서 양쪽을 바라보면 버스를 한 대도 못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연삼로 정도까지 내려가면 버스가 늘어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라동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버스전용 차선제를 도입한다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저는 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이 나빠서 버스가 눈앞에 올 때까지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고, 다리가 불편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서는 버스까지 뛰어갈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버스가 바로 앞에 서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용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랑 같이 움직일 때에는 애들이 미리 알려 주니까 괜찮아서 가끔은 이용합니다.) 학원 가거나 외출을 할 때 버스를 이용하는 애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여기 버스가 그렇게 많냐?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그리고 덧붙입니다. 차로 하나를 막으면 더 밀리겠네요.


1분에 한 대꼴로 지나가는 버스를 위해 차로 하나를 못쓰게 한다는 제도는 찬동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처럼 항상 시야에 버스가 보이는 도로라면 시행해도 괜찮겠지요.


사실 광양 사거리에서 아라초등학교 사이의 문제점은 밀린다는 것인데, 그 밀리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신호체계가 잘못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긴 말 필요 없습니다. 딱 하루만 차를 몰고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하루 종일 다녀 보세요. 그럼 뭐가 문제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지금의 체계에 치를 떨게 됩니다.


교통 체계는 책상 위에서 결정할 게 아니고 현장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교통은 흐름이라는 기본 명제에 충실하면 문제가 확 줄어듭니다. 교통을 통제로 보는 순간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문제가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그리고 현장에선 막힙니다.


 * * * *


대중교통이라고 했으니 별로 많지 않은 버스 외에 택시를 집어 넣으면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택시는 다른 차로로 다니지 못하게 한다는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만.


 * * * *


제 생각이 옳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습니다. 제 생각이 이렇다는 걸 썼을 뿐이지요. 다른 분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실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러니까 이런 정책이 추진되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