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주택의 보유에 대한 생각

SMHK 2017. 8. 11. 11:08

산업용 건물이나 상업용 건물이 아닌 주거용만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우리나라가 대략 2천만 가구라고 합니다. 대충 생각하면 2천만 가구의 주택이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조금 더 복잡하여 한 가구의 일원이 다른 곳에서 살기도 하고, 한 가구가 두 군데에서 생활할 수도 있고, 장기 출장도 가야 하고, 놀러도 가야 하고, 휴식용 집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다 묵살하고 그냥 2천만이라고 가정합시다.


자, 집이 2천만 채 있고, 가구도 2천만입니다. 하나가 하나를 갖고 있으면 좋겠지만, 집이라는 게 돈이 좀 드는 물건이지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비싸니까 몇 년의 급여를 털어넣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 몇 년 간 먹고살아야 하니 사실은 십 몇 년 또는 몇 십 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또는 조상, 친척 등등에게서) 물려 받거나, 자녀나 후손에게 물려주는 게 필요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가구 중에는 아직 경제 능력이 안되는 집단이 분명히 있습니다. 어라, 집은 그대로인데 가구 중에는 집을 소유할 능력이 안되면 어쩌라는 거야? 네, 누군가가 집을 두 채 이상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필요로 하는 가구가 살 능력이 될 때까지는 빌려서 사용해야지요. 이래서 다주택 보유자도 있고, 무주택자도 있게 됩니다. 둘 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다주택자에 대해 눈을 흘길 필요가 없습니다. 무주택자에게 눈을 흘기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주택자도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주택자의 집을 빼앗은 착취자가 아닙니다. 저도 지금은 집을 하나 갖고 있는데, 독립하기 전에 10여 년을 부모님 집에서 지냈습니다. 저희 누님도 마찬가지였고요. 지금은 세 가구로 나뉘었지만 10여 년 전에는 한 가구처럼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저희야 비좁더라도 이렇게 저렇게 부대끼며 살았지만, 그게 힘들면 다른 사람(1주택자)이나 다주택자의 집을 빌려서라도 살아야죠. 그게 방 하나일지 아니면 집 하나일지는 제각각의 편의에 따를 것입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사람이 자기 집을 갖고 있다면 좋겠지만 경제활동이라는 면에서 보면 불가능합니다. 30년 또는 40년을 지내서 경제력이 쌓인 사람이라면 집이 하나 또는 그 이상일 수 있습니다. 이젠 젊었을 때처럼 노동력으로 돈을 벌 수 없으니 과거에 쌓아뒀던 돈으로 돈을 벌 방법을 찾아야 하고, 그 중 하나가 부동산 임대입니다. 아까 말한 것처럼 누군가는 다른 이의 집을 빌려야 하거든요.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가능합니다.


어느 나라나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이런 식으로 흘러갑니다. 물론, 젊은 사람이 돈으로 여러 주택을 사서 임대를 하기도 하겠지요. 은퇴한 노인만 임대를 할 수 있다고 못을 박을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다주택이 범죄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누군가는 분명히 다주택자여야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주택을 제 때 제대로 공급할 수 있거든요.


정부도 이상한 논리로 접근하지 말고,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유형의 사례만 처벌하도록 해야 합니다.


간단히 정리해 봅시다.


2천만 가구에겐 2천만 채의 주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부는 아직 구입할 만한 능력이 안된다. 따라서 다주택자는 필요하다. 그들이 순기능을 하는 동안에는 별다른 제재가 가해져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