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인천시가 서구의 명칭 변경 추진을 마지막으로 편의주의적 방위(方位)식 행정지명 종식에 앞장선다.

인천시는 서구와 협의해 오는 2026년 7월 행정 체제 개편과 함께 서구의 방위식 명칭을 지역 특성에 맞는 이름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인천연구원과 관내 행정기관의 방위식 사용 현황에 대해 조사 중이며 조만간 서구와 협의해 명칭 변경에 대한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 교육청, 중앙부처 등과도 함께 방위식 공공기관 명칭 변경을 추진해 인천을 특광역시 중 방위 명칭이 없는 유일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행정 체제 개편을 통해 영종구가 새로 설치되고 중구 내륙과 동구가 제물포구로 통합되면 인천지역 10개 군·구에서 방위 명칭은 서구만 남게 된다.

남동구의 경우 동녘 동(東)이 아닌 고을 동(洞)을 사용하고 있어 방위식 명칭이 아니다.

2018년 남구가 처음으로 방위식 명칭을 미추홀구로 바꿨고, 지난 1월 확정된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을 통해 현 중구와 동구의 명칭도 바뀌게 된다.

이로써 서구만 방위식 명칭으로 남게 되는데, 인천시가 방위식 행정지명이 없는 최초의 도시로 또 한 번 의미 있는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구(區)제 실시에 따라 50년 동안 사용돼 온 남구의 명칭은 2018년 7월 1일 미추홀구로 변경됐다.

남구의 명칭 변경은 기존의 방위식 지명을 주민 의견을 반영해 변경한 첫 사례로 비로소 2000년에 걸친 미추홀국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고장임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행정 편의적인 방위식 행정구역 명칭은 지역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식민지 행정 잔재라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조선총독부는 식민지통치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정구역의 대폭적인 개편을 시도했다. 통치의 편리성을 위해 숫자나 방위 위치 등을 사용해 지명을 변경하면서 한국 고유의 자치성과 공동체성을 파괴했다.

그러나 7개 특광역시의 25개 자치구를 비롯해, 경찰서, 교육청 등이 여전히 방위식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치단체의 명칭 변경은 법률로 제정해야 가능하다.

또 지자체 명칭 변경은 시민 공감대가 있어야 하는 만큼 주민 여론조사와 명칭 공모 등의 의견조사와 타당성 여부 그 밖에 관련 절차들이 요구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에 자치단체의 명칭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하나의 ‘가치자원’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의 특성을 잘 반영해 차별화할 서구의 새 브랜드는 인천의 가치를 높이고 관광객과 기업, 투자유치를 통한 인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소 브랜딩, 도시 브랜드, 브랜드 네이밍 등은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접어들면서 도시발전 전략으로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지자체의 행정구역 명칭 또한 중요한 브랜드 가치를 지니는 실체가 됐다.

실제로 탄광촌 이미지 개선을 위해 강원도 영월군은 지난 2009년 하동면과 서면을 각각 김삿갓면과 한반도면으로 명칭을 변경 한 후 관광객은 2010년 185만 5000명, 2013년 373만 1000명 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포항시 대보면은 2010년 호미곶면으로 명칭을 변경 한 후 전국적 일출 명소로 알려져 연간 25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인천시 남구 또한 2018년 비류백제 전설 등을 토대로 미추홀구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인천 역사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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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런 식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명분을 목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결국 실리가 없다는 것과 상통합니다. 실제로 행정청의 교체 비용은 엄청나게 들겠지만 국민 개개인에겐 별 영향이 없는 허공에 떠도는 주의를 만족시키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명은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타 지역의 사람도 사용하는 명칭인데 마음대로 바꾸면 기존의 기억을 모두 수정하기 전까지는 혼동만 낳을 뿐이죠. 제주도에 번영로와 평화로라는 길이 있습니다. 제가 온 다음에 변경된 것이고 이름을 몰라도 다니는 데 지장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도 어디가 어딘지 헷갈립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그 도로에 대해서 말할 때는 동부/서부관광도로 이렇게 말하곤 하고 또 (옛날부터 있던 사람이면) 대체로 알아듣습니다.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제가 보기에 가치가 거의 없는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돈(세금)을 허투루 보는 사람은 공직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걸핏하면 일제(식민지 시대, 일제강점기 - 이름이 많기도 하다. 이것도 그 이름 명분에 의한 쓸데없는 짓거리의 흔적임)의 잔재니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데, 제 생각은 그런 발상을 하는 사람이 아직도 과거에 매몰되어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극복한 사람에겐 중요하지 않은 사항이 됩니다. 의학에선 과거에 잘못 붙인 이름을 버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과거에 그렇게 알던 사람(엄밀하게 말하면 기록)과의 소통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냥 새로 배우는 사람이 이건 이런 의미가 있다고 알아 두면 그만이죠. 극단적인 예로 과거에 염증인 줄 알고 붙인 이름이 훗날 종양임이 증명되더라도 바꾸어 부르지 않을 정도니까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고요. 아, 전혀 안 바꾼다가 아니라 굳어진 것만 그렇다는 것입니다. 새로이 제시하는 것들은 이런 저런 이름으로 제안되고 불려지다가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이름이 채택되어 보편적으로 사용할 경우 그게 굳어집니다. 그런 영역에서 살다 보니까 현실에서 정치인들이 이런 저런 명분으로 자꾸 명칭을 바꾸려고 하면 짜증부터 납니다. 특히 나의 생활과 관련이 있어 강제로 적응해야 하면 더 그렇고요.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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