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은 인정해야 하는가?


인정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국제간에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베른 협약>에서 독소조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저작자의 사후 70년간 저작권을 보장한다는 조항입니다.


과거에는 (그리고 지금도) 저작자가 출판사 등에 자신의 미발행 저작물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선인세라고 하지요. 이 경우 대체로 저작권은 출판사가 갖게 됩니다. 일종의 금융 역할을 하는 것이고, 실패의 위험까지 떠맡으므로 일정 비율의 다른 담보물에서의 이득으로 전체 재정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므로 상당한 기간 동안의 독점권(저작권)을 보장받아야 하는 것은 타당한 논리입니다. 또한 저작자가 저작권을 소유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에게 뭔가 이익을 줄 만한 행위를 했으니 보상받아야 하는 것도 옳습니다.


그래요, 다 좋습니다. 그런데 사후 70년이라니! (베른 협약 자체에는 50년이라고 되어 있지만 나라에 따라 더 늘릴 수 있다라고 되어 있고 70년이 된 나라가 많습니다.) 만약 저작권자가 손자를 보고 죽었다면 손자의 손자까지 이득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이 됩니다. 이건 권리가 아니라 강탈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저작권 보호 기간을 최소 50년으로 하되 저작자가 살아 있다면 기간에 상관없이 보장하는 것 정도가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25세에 발표한 작품이라면 작가가 55세에 죽었더라도 사후 20년(총 50년) 저작권을 인정한다는 것이죠. 또 작가가 96세에 사망한다면 71년간 보장된 것이고요. 저작권이라는 게 만든 사람의 권리를 인정하자이지 자손까지 이익을 챙겨주자가 아니지 않습니까?


휴 그랜트 주연의 <About a Boy>를 보면 할아버지의 어떤 음악에 대한 저작권으로 무위도식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본인 입으로 말하지요. 자, 당사자를 빼고, 그게 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50년 저작권에서 예외적인 것으로 프로그램을 들 수 있겠습니다. 신 버전이 나온다면 구 버전에 대한 저작권은 제한 내지 철폐하고, 구구버전은 저작권을 철폐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윈도우즈 10을 출시한다면 XP와 7에 대한 저작권은 폐지하는 것입니다. 8은 제한하고요.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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