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25일자]

지난 21일 독일 남부 네카르줄름에 있는 아우디의 ‘뵐링어 호페 스마트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보던 장면이 펼쳐졌다. 그동안 자동차 공장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유(U) 자형 컨베이어 벨트는 온데간데없었다. 요란한 기계 용접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대신 약 4만㎡(축구장 6개 넓이)의 공장 안에서 높이 4m짜리 기계팔 모양의 로봇 10대가 바쁘게 움직였다. 이 로봇의 주 업무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고성능 전기차 ‘e-트론 GT’를 만드는 것이다.

이날 2시간 동안 이 공장 전기차 생산 라인을 둘러보는 동안 만난 ‘사람’은 10여 명에 불과했다. 이들도 자동차에 부품을 붙이며 나사를 조이거나 용접을 하는 등 생산에 직접 관여하는 게 아니라 화면 등을 들여다보며 로봇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점검하는 게 주된 업무였다.

IT 기술이 전통 제조업 영역으로 대거 들어오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선 이런 스마트 공장 구축이 화두가 됐다. 특히 자동차 업체들이 내연기관을 쓰는 자동차 대신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사람 대신 생산 로봇을 앞세운 저비용·고효율의 최첨단 공장들이 곳곳에 들어서는 중이다.

전기차는 부품 수가 2만개 안팎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60%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람이 세밀하게 작업할 필요성이 적다. 비슷한 기능을 하는 여러 부품을 한 덩어리로 만든 모듈을 다른 곳에서 미리 만들고, 자동차 공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모듈화’가 빠르게 진행하는 점도 스마트 공장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하지만 반대급부로 자동화가 발달할수록 세계 각국에서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로봇만 주로 보였던 이날 뵐링어 호페 공장의 영화 같은 모습이 ‘가까운 미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완성차 업계에서는 “전기차만 생산하는 미래 자동차 공장은 사람이 아예 없는 무인 공장이 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이날 찾은 뵐링어 호페 공장은 아우디의 네카르줄름 공장 산하에 있는 공장 중 한 곳이다. 세계 모든 아우디 공장 가운데 가장 선진화된 곳으로 꼽힌다. 네카르줄름 공장에서는 연간 전기차 약 1만2000대, 내연기관 차 약 10만8000대를 만든다. 직원 수는 1만4000명인데, 아우디에 따르면 이 중 전기차 생산라인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사람까지 포함해도 수백 명 수준이다. 라인에 선 로봇 10대가 평균 12분에 1대씩 1년간 전기차 생산을 도맡는 셈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에는 아주 적은 수만이 투입되고 있다”면서 “이 공장 자동화율은 90%에 달한다”고 했다.

이날 공장에선 사람의 일을 로봇이 어떻게 대신하는지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이 공장에는 매일 40톤(t)짜리 트럭 700대가 모듈화된 부품을 가득 싣고 들어온다. 이 모듈 더미를 가져다 조립하는 것으로 로봇 10대의 하루가 시작된다.

차체 뼈대가 되는 프레임이나 자동차 문은 물론 모터나 배터리 등 핵심 부품도 로봇이 자동으로 가져다 제자리에 붙였다. 로봇 한 대가 철로 된 뼈대 부분에 알루미늄 패널을 대자 다른 로봇이 용접 도구를 꺼내 용접하는 등 사람이 2인 1조로 움직이는 것처럼 능숙하게 작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로봇들이 조립한 부품들은 자율주행을 하는 무인 운반 로봇(AGV·Automatic Guided Vehicle)이 싣고 공장 곳곳으로 배달했다.

이 공장에서 전기차를 만드는 전체 공정을 16개로 나눈다면 사람 손이 직접 닿는 경우는 2개 공정 정도다. 페인트칠을 하기 전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과정이나, 최종 마무리 단계 확인 등이다. 사실상 모든 공정이 로봇의 손으로 진행돼 전기차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공장장인 볼프강 샨츠씨는 “로봇 10대는 32개의 도구를 자유자재로 갈아 끼우며 24시간 일할 수 있고, 사람과 달리 교대 근무를 할 필요도 없어 생산 효율이 당연히 더 높다”고 했다. 아우디는 오는 2026년부터는 전기차만 출시한다. 이에 따라 2029년까지 글로벌 전체의 공장 17곳도 뵐링어 호페 같은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네카르줄름(독일)=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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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다는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진 기사입니다. 한심합니다. 결국 이런 방향으로 가게 된다는 것을 손바닥으로 자기 눈을 가리고 손가락으로 귀를 막는다고 해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자동차가 나왔을 때 마차 운영자들이 격렬하게 반대했지만 결국 어떻게 되었습니까? 누가 옳다가 아니라 세상은 모두 각자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기에 어쩔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내 이익을 챙기는 동안 남도 그들의 이익을 챙깁니다. 신문이 이렇게 바뀔 것 같다고 기사를 만들면 읽는 사람은 그게 어쩔 수 없는 방향인지 아니면 대안이 있느지 등을 검토하고 대처방안을 만들어야죠. 무조건 비난하는 멍청이가 되지 말고. 비난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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