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서울시, 작년 12월 보행자중심 '가로설계·관리 매뉴얼' 확정…보도정비 통해 교통섬 제거키로, 도로 다이어트도 확대]
본문이미지


그동안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교통섬’이 사라진다. 이와 함께 보행자 중심의 가로 설계를 위해 왕복 6개 차선을 4개 차선으로 줄이고 보도를 확대하는 방식의 도로 다이어트도 확대키로 했다.

16일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차량 중심의 가로 설계를 보행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가로설계·관리 매뉴얼’을 확정했다. 여기엔 서울시에만 1000여 개에 달하는 교통섬을 없애는 방안이 핵심으로 포함됐다.

교통섬은 보행자들이 사거리 또는 삼거리의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릴 수 있도록 도로 위에 섬처럼 만들어놓은 삼각형 형태의 시설이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인근 을지로입구 사거리에 설치된 교통섬이 대표적이다. 시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우회전 차량을 피해 교통섬으로 가는 길을 한번 더 건너야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보행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돼왔다.

특히 교통섬은 보행자가 적고 우회전 차량이 많은 곳에 설치하는 것이 적합하지만 시가 교통 흐름과 무관하게 교통섬을 설치하면서 사고 유발 위험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처럼 보행자 안전 논란이 불거지자 ‘보행 친화 도시, 서울’을 완성하기 위해 가로 설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키로 했고, 이를 위해 서울연구원에 보행자 중심의 가로구조 설계를 위한 통합 매뉴얼 작성 용역을 맡겼다. 이후 지난해 12월 교통섬을 없애는 내용을 담은 매뉴얼 최종안을 확정하고, 지난 1월부터 배포·시행했다.

매뉴얼은 크게 △교통섬 제거 △가로영역 구분(건물전면공간, 보행공간, 가로시설물공간) △도로 다이어트 △가로 유형에 적합한 설계기법 제안 등 보도, 차도, 교차로를 망라한 각종 보행 친화 설계기법 적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시는 매뉴얼을 각종 가로 관련 사업에 기본 적용키로 했다. 기존 도로 공간을 재편하거나 보도를 정비할 경우 매뉴얼에 따라 교통섬을 우선 없애는 등 보행 친화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도로를 정비하거나 재편해 나가면서 매뉴얼 지침에 따라 서울에 있는 교통섬을 없애고, 도로를 줄여나갈 예정”이라며 “매뉴얼은 향후 보도공사 설계 점검 기준으로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환 기자 kennyb@

============================================================


차와 보행자의 이분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요. 아직까지는 차가 스스로 다니는 게 아니라 사람이 타고 있습니다. 걷는 사람이나 타고 가는 사람이나 다 이동을 하는 것인데 그걸 차와 보행자라고 어떻게 나눠서 생각해야 하죠? 먼 거리는 차로 이동하고, 가까운 거리는 결국 걸어서 이동해야 할 터이므로 묶어서 생각해야지 나눠서 생각하면 안됩니다. 차가 막히면 사람의 전체 이동시간은 길어집니다.


운전자와 보행자가 구분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출발점입니다. 개인을 생각해 보세요. 이 때는 운전자이고 저 때에는 보행자가 되는 게 당연하죠. 운전자가 2천 만이 넘는데, 보행자 따로 운전자 따로라는 발상은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입니까?


교통정책의 핵심은 <교통은 흐름이다>라는 걸 잊지 않는 것입니다. 흐름이 많은 쪽은 잘 흘러갈 수 있도록 해주면서, 흐름이 적은 쪽도 어느 정도 배려하는 게 필요한 것이지요. 공무원들은 교통을 <흐름>이 아니라 <통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호등으로 흐름을 차단하려고만 하니 끊임없이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상당히 많은 신호등이 통제를 위한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은 속도를 줄인다는 미명하에 3개의 연속된 신호등이 서로 엇갈리게 되어 있지요. 하나에서 출발하면 가운데 것이 붉은색으로 바뀌고 다시 파란 신호를 받으면 세 번째가 붉은색으로 바뀌고. 아, 국소적으로 생각하면 그곳의 사고는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그런데, 운전자를 포함한 사람은 일정한 거리는 일정한 시간 내에 가는 걸 원하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보상받으려고 합니다. 급하다면서 가운데 신호등을 무시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곳이 아닌 곳에서 속도를 높혀 (자신이 설정한) 제 시간 안에 도착하려고 하게 됩니다.


물 흐르듯 흘러가게 하면 돌발변수(어디에나 흐름에 상관없이 자기 욕심을 내세우는 사람이 있고, 그게 운전자일 수도 있지만 보행자일 수도 있지요.) 때문에 일어나는 정체 외에는 가장 빨리 지나가고 또 만족하는 게 될 겁니다. 그걸 책상에 앉은 사람이 혼자만의 고상한 뜻을 가지고 비현실적인 조건을 만들면 지나다니는 사람만 고생하는 것이지요.


차가 다니는 길을 통행량에 상관없이 줄이면 일단 그 길이 혼잡해지고, 장차 다른 길이 혼잡해지거나 그쪽 상권이 무너지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운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이 걷는 것도 아닙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둘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Posted by SMH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