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6일자]

英 연구팀, AI 등장 142편 분석
개발 관련된 전문가 92% 남성

미국 여성 과학자 2021명 조사
63% “X파일 스컬리 박사 모델”
선입견 고착화될 가능성 우려도

상대성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은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 지식은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다. 나는 그 상상력을 자유롭게 이용한 예술가”라고 말했다.

과학사를 살펴보더라도 과학기술 발전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상상력’이었다. 상상력은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그리고 그 미래로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현실을 이끈다. SF는 과학적 상상력이 드러나는 대표적 장르이다. 그렇지만 SF가 과학기술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래지성연구센터(LCFI), 젠더 및 기술 연구소, 임페리얼칼리지 런던대 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공동 연구팀은 SF영화가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에서 성 불평등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기술학 분야 국제학술지 ‘대중의 과학 이해’(PUS) 2월 15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20년부터 2020년까지 100년 동안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영화 약 1400편 중 가장 영향력 있었던 작품 142개를 추렸다. 그다음 영화 속 인공지능 전문가로 등장한 116명의 캐릭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영화 속 AI 개발과 관련한 과학기술인의 92%(107명)가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9명(8%)에 불과했다. 여성 캐릭터 9명 중 과학자는 8명, 최고경영자(CEO)는 1명이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여성 과학자 8명 중 4명은 남성보다 열등하거나 남성의 지시를 받는 것으로 묘사됐다. 이와 함께 영화 속 AI 과학자 중 3분의1인 37명이 ‘천재’로 묘사되고 있는데 이들 중에도 여성은 1명뿐이며 36명은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나 ‘엑스마키나’의 네이든처럼 ‘신(神) 콤플렉스’를 가진 외로운 남성 천재로 나타났다. 영화 속 남성 AI 과학기술자들의 22%는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거나 이상적인 연인을 만드는 등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AI를 연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CFI팀은 “영화 속에 여성 과학자 부족은 감독의 성별에도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영향력 있는 AI 관련 영화 중 여성 감독이 단독으로 연출한 작품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지나데이비스 미디어젠더 연구소는 2018년 기준으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활동하는 25세 이상 여성 2021명을 무작위로 뽑아 조사한 결과 63%의 여성 과학자들이 미드 ‘X파일’ 속 스컬리 박사를 역할 모델로 삼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LCFI팀은 영화 속 여성 AI 전문가 부족이 현실로 드러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LCFI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AI 전문가의 78%, AI 분야 교수의 80% 이상, AI 관련 학회의 연구 저자 중 88%가 남성이다.

스티븐 케이브 케임브리지대 미래지성연구센터 교수(기술철학)는 “1927년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를 시작으로 SF영화에서 인공지능은 단골 소재였는데 여성은 AI 개발과 관련한 주도적 위치가 아닌 낮은 지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브 교수는 “지난 1세기 동안 영화 속 AI 개발자에 대한 묘사는 남성들에게 지나치게 치우쳐 있어 위험할 정도로 ‘문화적 고정관념’이 확립된 상태”라며 “현재 AI 산업 분야에서도 성 불평등은 지배적인데 SF 속 고정관념이 계속 강화될 경우 실제 AI 알고리즘에 성 편견이 침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

기사에 충실하자면 연구가 미흡하다고 판단됩니다. 표현 중에 강화한다는 게 핵심인 듯한데, 강화한다는 것은 예컨데 5%였던 여자 과학자가 최근에는 3%가 되었다면 동의할 수 있죠. 그런데 과거엔 1%였고, 지금은 3%라면 연구의 해석과 반대이니, 이러한 추세를 밝혀야 <강화한다>는 현재진행형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에 따르면 영향력 있는 영화 142편에 나온 자료만 갖고 했거든요. 게다가 그 기간이 무려 100년입니다. 미국에서 여자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게 언제죠? 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변화를 반영하지 않고 뭉뚱그려 분석하면 어쩝니까? 10년이나 25년씩 끊어서 분석했다면 납득할 수 있겠는데 어디에도 그리 했다는 설명이 안 붙어 있으니, 제 생각엔 바보나 생각할 만한 접근방법입니다. 덧붙여 영향력 있는 영황 연출가엔 여자가 없었다는 게 어찌하여 거론되는지 모르겠네요. 여자가 영향력 있는 작품을 만들지 못한 것도 여자가 아닌 성별의 잘못인가요?

기사대로라면 쓰레기 같은 분석입니다. 내가 심사위원이라면 논문을 기각시켰을 것 같네요. 아, 논문을 본 게 아니기 때문에 정말로 수준이 안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원문이 기사와 다르다면 이 기사가 잘못이겠네요.

Posted by SMH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