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청문회가 진행되는 걸 보게 됩니다. 그리고 대체로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말려 지체되는 것도요.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이라면 때로는 재판 일정 등에 차질을 가져오게 됩니다. 아마도 총리나 장관직은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전임자가 대행할 수 있는 것 같더군요. 또 일단 지명 받으면 대행인가 하는 직책으로도 일을 하는 듯합니다. 또한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이가 충분히 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재판관들은 대리할 사람이 없지요. 그러고 그 피해는 국민이 받게 됩니다.


적절한 보완책이 하나 있습니다.


예비 후보를 미리 선정해 두고 그들에 대해 청문회를 실시합니다. 예비 후보이니 급한 게 하나도 없지요. 물론 정치적인 우군을 확보하기 위하여 투쟁하는 게 현대 민주정치제도의 참 모습이기는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선 아니지요. 그리고 정권이 바뀌면 다들 말하는 게 반대로 바뀌잖습니까? 그러니 장기적으로 본다면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법의 자구를 조금만 수정하면 실시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직책은 예비 후보자를 미리 선정하여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하면 그만이죠.


임기 만료나 사정이 생겨 중도 탈락하면 이 예비 후보자를 즉시 임명하면 됩니다.


대법관이라면 14명을 6년간에 걸쳐 교체하게 되니 (비록 연임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항상 3-5명 정도를 미리 뽑아 놓으면 됩니다. 한 번 청문회를 거쳤을 경우 5년 정도는 괜찮다고 합의하면 되겠죠. 우리나라 대법관은 임기가 정해져 있으니 대체로 그 안에 교체될 것입니다. 행정부든 법원이든 국회든 국민의 발목을 잡는 행동을 한다는 말을 안 들으려면 예비 후보를 미리 선출해 두는 것에 신경을 좀 쓸까요? 사고가 다른 전임 대통령 때 뽑힌 예비자는 현임 대통령이 임명을 안할 수도 있겠지만 그야, 사람의 사회이니 용납해 줄 수 있는 사항일 것입니다. 아, 대법원장이 제청하는 것이지만 대통령과 사전 교감을 할 게 분명하니까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헌법 재판관도 9명인데 (연임이 가능하므로) 2-3명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중립적인 자리는 이렇게 규정해 두면 정치에 휘말리지 않고도 청문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기간에 제한을 받지 않을 테니 (받는다 하더라도 덜 받을 테니) 걸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사회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있다 보니 간호사의 연초 일괄 선발 및 연중 단계별 임용을 매년 접하고 있습니다. 같은 제도이죠. 저도 어떤 병원에서 과장으로 근무할 때 언제 사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기에 해당자들이 대학을 대거 졸업하는 시기(보통 2월에 졸업하지 않나요?)에 맞춰 공고를 내고 지원자 중 즉시 채용하는 사람과 후보자를 지명해 두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도중에 누군가가 그만두었을 때 예비합격자에게 연락하여 아직도 입사할 의사가 있는지 타진한 다음 채용하기도 했고, 이는 재공고 및 자질의 감소(일단 공개 채용이 되면 특별한 하자가 있지 않는 한 지원자 중에서 뽑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을 때보다는 자질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정책이 되었고요. 물론, 병원 경영진의 허락을 미리 얻어둔 상태였습니다.


애초에 두 사람을 뽑아야 했었습니다. 지원자가 50명쯤 되었고요. 그런데 한 명이 원호가족이었습니다. 법적으로 원호가족이 지원할 경우 명백한 하자가 없으면 뽑아야 한다네요. 그래서 평점 4.3인 지원자를 탈락시키고 평점 3.3인 사람을 뽑아야 했습니다. 탈락시킨 사람은 면접에서 볼 때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포함해서 두 사람을 예비 합격자로 선발해 두고 미리 통보했습니다. 연 중에 누군가가 사직하여 결원이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고. 물론 해가 넘어가면 취소되고 다음해에는 새로 공고를 내야 하지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8월에 한 사람이 친척을 도와 사업을 한다면서 사직하였습니다. 원래대로라며 일정기간의 공고를 하고 서류심사 및 면접을 통해 뽑아야 하겠지만 저희는 미리 뽑아 놓은 예비 합격자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락을 했더니 오겠다고 해서 기간을 단축하였습니다.


뉴스 등에서 관심이 가는 자리는 이 정도여서 이들만 예로 들었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사람끼리 아옹다옹하는 게 인간(본성)다운 행동이긴 하지만 하지 않을 수 있다면 하지 않는 것도 인간(지성)다운 행동입니다.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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