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감상문 쓰기

사회-생활 2017. 2. 16. 16:07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감상문을 올린 곳이 꽤 있는데, 보통은 하나 또는 적의 수의 쟝르만 다루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로맨스면 로맨스만, 수사물이나 판타지 같은 것 등등. 무협이랑 판타지는 배경과 기법이 다를 뿐이지 기본적으로는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물론 많습니다.) 둘을 동시에 보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저는 쟝르를 가리지 않습니다. 가벼운 것을 보는 데에는 짧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무거운 것을 전혀 안 보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독서 블로그(인터넷 서점의 블로그)에는 쟝르별이 아니라 문학인지 아닌지 등으로 구분하여 뒀습니다. 문학은 비중이 크기 때문에 언어권으로 구분하고요.


읽는 것에 무게를 많이 두는 분들 중에 독서 감상문에 대해 코웃음을 치면서 개인의 사색이 반영된 글을 달아둬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이 좀 있으시더군요. 그런 분들에게도 존경을 보내지만 저는 제 마음대로 합니다. 저는 한때 우수한 기억력을 자랑한 적이 (관용적인 표현입니다. 제가 자랑했다는 게 아니라.) 있었으므로 다독이 정독보다 더 많은 정보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게 한해서는. 그러므로 다른 이들에게도 뭔가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많이 읽는 분도 그 나름으로 가치가 있고, 깊이 있게 읽는 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감상문을 올려두는 블로그를 보시면 한 번에 올리는 것은 10개이고, 각 카테고리 별로 4을 초과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아실 겁니다. (어쩌면 99%는 모르시겠지만.) 나름대로 균형을 잡는 척하는 행동입니다.


그래서 평점을 줄 때에는 철학책이니까 높은 점수를 주고, 로맨스니까 낮은 점수를 주는 게 아니라 각 카테고리 별로 별개의 기준으로 점수를 줍니다. 예를 들어 일반인을 상대로 쓴 과학책인데 못 알아 먹겠으면 점수를 낮게 준다. 이런 식입니다. 옛날에 <명품진품>이란 프로그램에서 '유명한 사람이 쓴 것이니 가치를 높게 한다.' 뭐 이렇게 판정하던데, 전 기준이 제 자신입니다. 오늘 마음이 꿀꿀할 때 우중충한 글을 읽었으니 점수가 낮다. 다른 날 다시 읽었다면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매우 부정확한 기준인데, 전 사람이니까 괜찮습니다.


 * * * *


그런데 인터넷 서점은 현재 파는 책과 이 감상문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구입 희망자가 아래의 감상문을 보고 선책에 도움을 받으려는 시도를 할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은 순수한 느낌이나 파생되는 어떤 생각을 적어두는 데 반하여 저를 포함한 어떤 사람은 내용이나 비밀, 트릭을 <누설>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것을 본다고 해서 김이 새지는 않습니다만 어떤 분은 아닌가 봅니다. 사실 저는 책을 선택하기 전에 다른 분이 쓴 글에서 줄거리나 그런 걸 보고 나야 판단이 확정되는 경우가 잦거든요. 그러니까 오히려 반기는 편입니다. 자연히 저도 그런 내용을 포함하려고 애쓰는 것은 아니지만 거리낌없이 쓰기도 하고요.


감상문을 쓰는 이유는 책을 너무 많이 읽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느낌을 쓰기도 하지만 때로는 줄거리를 포함하여 자신만의 표시를 남기기도 합니다. 트릭이나 어떤 비밀이 있었다면 그게 나중에 그 책의 주요 내용이니 표기하기도 하고요. 아, 마지막 것들은 보통 별도로 몰아 놓고 앞에 주의하는 글을 달아 둡니다.


작년 여름에 한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 관리자가 연락을 해왔습니다. 구매(희망)자가 항의하기 때문에 그런 글을 차단하겠다고. 삭제가 아니라 서점의 책과만 연결되지 않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블로그에 오면 볼 수는 있다는 것이지요. 후에 절충안으로는 미리 서두에 그런 글이라고 밝힌다면, 무심코 감상문인 줄 알고 클릭했던 사람이 내용을 보기도 전에 알게 되어 실망하는 일이 없을 것이니 차단되지 않을 것이다라고는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글 쓰는 게 싫어졌습니다. 그래서 책(종이책)을 안 읽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이제 본다는 것과 감상문을 남긴다는 게 동일시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곳 블로그에서 얼마 전에 쓴 다시 도서관에 갔다는 것은 그 사건에 이어지는 것이 되는 글입니다. 뭔가를 한다는 것은 방해를 받지 않았을 때에는 자유롭게, 그리고 즐겁게 할 수 있으나, 일단 방해를 받으면 상당한 기간 동안 침체될 수 있습니다.


지지난 주 토요일에 10권을 빌려왔는데, 지금까지 고작 1권을 읽었네요. 이제 이틀 뒤면 (대출기간이 2주가 차서) 반납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빌려온 직후에 일이 좀 있어서 시간을 낼 수 없었거든요. 저녁마다 읽어도 충분할 텐데, 저녁에 바쁜 일이 잦았습니다. 주말까진 아마도 1-2권을 더 읽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종이책을 안 읽는 것이지 책을 안 읽는 것은 아닙니다. 바쁘지 않다면 하루에 1권 분량 정도(대략 300kB)는 읽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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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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