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재의 원화를 대체할 다른 화폐단위 또는, 일정비율의 절상을 주장하는 글이 갑자기 등장하였다.

부모님 세대에 두 번(100:1과 10:1) 겪은 바 있었는데, 두 분의 말씀으로는 물가만 오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원 하던 게 천원이 된다면 갑자기 싸다는 생각이 들어 슬쩍 올리더라도 저항이 적어지고 결국 가격은 원래의 숫자에 도로 접근하게 된다는.

다르게 생각하면, 당시엔 물가상승률이 10-20%인 시대라서 올리는 게 쉬웠지만 요즘은 5%이하인 시대라서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른 각도에서 볼 때 화폐의 단위가 바뀌거나 새로운 화폐로의 전면교체는 매우 큰 불편함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내 생각으로는 추가로 하나의 화폐단위를 더 도입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미국의 달러화를 생각해 보자. 하부단위로 센트가 있다. 자질구레한 것들을 셈할 때에는 사용하지만 일상적인 곳에서는 그냥 달러만 사용해서 표기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엔 원화가 워낙 가치가 낮으니 원화 위에 새로운 단위를 하나 만들면 된다. 비근한 예로 환이라든지, 게임 같은 데서 자주 보던 골드니 실버라고 가정해 보자.

1000원을 1환/실버(개인적으로는 '환'이 싫다. 구태의연하고, 동북아 3국이 모두 원-위안, 원, 엔-이니 환을 쓰는 게 좀 이상하지 않은가? 또 조선시대쯤에 쓰던 양/냥은 영어로 표기하기 복잡하므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어차피 한자 출신이고.)이라고 가정하면 일상생활에서는 지금처럼 그냥 원화를 사용하면 된다. 백만이나 십만 단위 이상되면 새로운 화폐단위인 환/실버를 사용하면 되고.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올해에 5조 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고 표기하던 걸 50억 환/실버를 남겼다고 쓰면 된다. 시장에 가서 콩나물 2천원어치를 살 때엔 그냥 원을 쓰고.

시간이 지나 원화의 가치가 없어지면 자연스레 '원'이란 단위는 퇴출된다. 일부러 없애지 않아도 없어지는 것이다. 인위적인 조정은 현대사회에서 막대한 경제적인 비용을 요구한다. 하지만 자연선택을 도입하면 부차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도 교체가 가능하다.

새로운 단위로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런 기사를 보니 위의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적당한 용어를 만들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소리. 새로이 만들 거라면 외국어로도 표기하기 쉬운 것을 사용하는 게 좋겠다. 기존의 명사여서 뜻이 혼동되는 것은 피해야겠고.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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