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적으로 주관적인 경험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저는 군에 가서 훈련 기간에 기관지염을 앓았습니다. 그 전까진 감기는 걸려도 그렇지 않았는데, 그 후로는 심한 감기에 걸리면 기관지염이 자주 병발하더군요. 뭐 아직은 면역이 극히 저하된 게 아니니까 견딜 수 있고, 언젠가는 나으므로 가래로 인한 기침 외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네, 기침이 문제입니다. 심하게 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오죠. 가래가 목구멍 쪽 점막에 닿으면 토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옛날 민간 요법 중에 배에 꿀을 넣어 중탕을 한 걸 먹으면 좋다고 했습니다. 몇 번 먹어 봤었는데 실제로도 기침이 많이 줄어들고요. 그런데 어느 날 배를 구하기 곤란하여 그냥 꿀만 먹었는데 역시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배를 구해서 중탕을 해주면 먹고 아니면 그냥 꿀만 먹는 게 몇 번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감기를 앓고 나서 나을 즈음에 막내가 다시 새로운 감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제가 처음에 앓은 건 콧물 감기였는데 두 번째 것은 콧물은 거의 없고, 가래가 주 증상. 며칠은 밤에 기침하느라 잠을 거의 못 이룰 정도였습니다. 겨우 꿀이 생각 나서 (근 몇 년 간 꿀을 찾을 정도로 앓은 적이 없었습니다.) 한 컵 마셨더니 증세가 좋아졌습니다. 뭐, 좋아질 때가 되어서 그런 거다 라고 한다면, 할말이 조금밖에 없습니다. 그 전까지 줄기차게 기침을 하다가 (그러니까 1시간에 30-40차례) 먹은 후엔 거의 안하게 되었다 (한 시간에 5-6회)라고.
병은 키운 다음에야 다스릴 생각을 하게 되나 봅니다. 아직은 (마음만) 젊다는 뜻이겠지요. 더 늙으면, 키우지 않고 초기에 잡으려고 노력하겠지요.
* * * *
기침에 대한 오래된 우스개 소리를 하나 곁들입니다.
의사가 아침 회진에 나타나서 환자에게 말했습니다.
"어제보다 기침을 수월하게 하시네요?"
환자가 대답했습니다.
"그럼요. 밤새도록 연습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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