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태양광 발전에 대해 관심이 있어 여기저기 정보를 찾으러 다녔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접했던 것 중 좀 불합리하게 보이는 부분은 먼저 설치에 필요한 가격이었고, 다음은 왜 직류로 발전한 것을 교류로 변환해서 써야 하는가였습니다.
두 번째 항목부터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집에 쓰는 전기는 대체로 한전이 공급하는 교류와 우리가 건전지라고 부르는 것을 이용한 직류입니다. 그런데 교류용 전기를 받은 각종 제품들 중 상당수는 이를 다시 직류로 변환해서 사용한다고 나와 있더군요. 그러므로 실제로는 직류가 대부분의 전기 소모량을 차지할 것입니다.
태양광 발전으로 얻은 전기는 직류인데, 이를 인버터를 통해 교류로 바꿔서 한전에 팔던가 집에서 사용하고, 실제로는 다시 직류로 또 바꿔서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이 두 번의 변환 과정(직류->교류->직류)이 (에너지 측면에서) 공짜일 리는 절대 없을 테니 2중으로 손해를 보는 행위일 겁니다.
그런데 집에서 직류 전기를 저장하려면 배터리라고 부르는 일종의 저장 장치를 이용해야 하는데, 저장 및 그 후 자연 소실되는 전기도 만만치 않고, 이 배터리의 수명이 비교적 짧고, 각종 전기 및 전자 제품이 직류 전기를 직접 사용하게 되어 있지도 않으며, 제각각 다른 전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극을 이루는 물질에 따라 다양한 전압이 발생하는 것 같은데, 특정 전압을 뽑아내려면 여러 개의 셀을 구비해서 다양한 조합으로 적정 전압을 공급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습니다. 더 나아가 각 제품들을 제한적인 전압들로 통합하든지.
처음으로 돌아가서 첫 번째 항목인 태양광 발전 설비를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을 생각해 보면 정말로 그런 비용이 요구되는 게 아니라 사회가 저항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된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설치를 권유하는 쪽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보면 얼마의 기간이 지나면 투자액을 회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설명되어 있지만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사용자 말에 의하면 소모품(특히 인버터 같은 것들)이 생각 외로 들게 되며, 전기량 생산이 제시된 것만큼 나오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사는 제주도 같은 경우 겨울(1,2월)의 월간 일조시간이 겨우 70시간입니다. 3kw급을 설치한다면 이론상으로는 70*3 = 210kwh를 생산해 내겠지만 패널의 일부가 가려지면 전체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접목하면 150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이쯤 되면 회수기간은 장미빛으로 치장된 안내장에 제시된 것보다 훨씬 길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기간 경과에 따른 효율 저하도 있을 테니 아마도 진정한 투자액 회수는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정부 보조금을 받았을 경우 여름에 생산한 전기 같은 과잉 생산분은 그냥 한전이 가져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죠. 따라서 연간 생산량이 가정의 연간 소모량을 훨씬 초과한다 할지라도 실제로는 매월 정산하므로 결국 각 가정에서는 절대로 투자액 회수에 성공할 수 없게 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여름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고 겨울은 적을 텐데, 전기는 여름과 겨울에 많이 소모하니 개별 가정에 불리한 제도입니다. 정산을 1년간 누적해서 하는 식으로 한다고 하면 불평등이 좀 줄어들겠지만 이번엔 한전이 불만이겠군요. 왜 우리가 비싸게 생산된 전기를 강제로 사줘야 하는데? 라고 할 테니까요.
검색된 발전단가를 보면 한전의 1/3을 차지하는 원자력은 현재 50원 수준입니다. 태양광 매입 단가는 150원 가까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비싼 태양광 전기를 한전이 적극적으로 사주고 싶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안 팔고 개인이 저장하면, 지금까지 나온 싼 배터리(예, 납-산 배터리)는 한 달만 지나도 10% 이상의 자연방전이 일어난다고 하니 쓸 만큼만 발전한 게 아니라면 비효율적일 것입니다. 결국 생산과 소비의 절충이 잘되느냐가 관건이겠지요.
언젠가는 가정에서도 직류를 공급하는 장치가 직류 전자/전기 제품에 직접 공급하여 각 제품에 붙어 있는 컨버터가 없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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