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글에선가 이미 쓴 것처럼 마당이 넓은 편입니다. 주변 어디를 보아도 저희만큼 넓은 마당을 유지하는 집은 없습니다. 다들 최대한도로 집을 지었기에 언뜻 보면 집만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희 집은 아주 넉넉합니다. 마당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로 고민을 하다가 (아주 조금 했었습니다. 집을 지을 때요.) 그냥 자갈을 깔아 둔 상태로 두었습니다. 자갈이 아니라 쇄석. 보통 잔디를 입히거나 시멘트로 덮거나, 화단을 만들어 나무나 꽃을 심더군요. 저흰 관리할 사람이 없으니 그냥 쇄석으로 그쳤습니다.
첫 해에는 풀이 안 자랐습니다만 다음해부턴 마구 자라더군요. 아마도 쇄석이 가루가 되고, 날아온 흙도 있고 해서 풀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었나 봅니다. 풀이 많아지면 벌레도 많아집니다. 모기를 포함하기 때문에 자주 마당에 나가 풀을 뽑게 되었습니다. 이게 누구에게 보여 주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에 저는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이런 식으로 뽑고요, 아내나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다른 집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거의 손을 대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마당도 넓은 데 텃밭이나 만드세요. 생각해 보니 그럴싸합니다. 동쪽 동쪽에 있는 집은 마당에 밭을 일구어서 뭔가를 잔뜩 심었더군요. 그런데, 이 흙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믿을 수 없다가 됩니다. 전에, 그러니까 택지 개발하기 전에 여기가 우리 땅이 될 거야 하는 것을 확인하러 왔을 때, 무슨 공장이 있었거든요. 하얀 플라스틱이 잔뜩 쌓여 있기도 했었고요, 공사한다고 이런 저런 것들도 첨가되었죠. 그런 흙에 뭔가를 심으면 내 입에 넣겠다는 것인데 좀 꺼려집니다.
그래서 얼마 전에 텃밭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다음에 나온 첫 계획은 흙을 구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지방에서는 흙을 구했다는 이야기를 좀 읽은 것 같은데, 제주도에서의 글은 없습니다. 검색을 해도 안 나오고요. 농업관련 기관에 문의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반인으로서는 막막합니다.
두 번째 방안은 흙을 만드는 것입니다. 화분을 잔뜩 보유한 분들은 분갈이를 할 때 화분에 채울 흙을 만들어야 함을 아실 겁니다. 사거나 재료를 사서 만들죠. 저희는 마당에 조성할 것이니 사는 것보단 만드는 게 나을 것 같더군요. 문제는 조성비율을 모른다는 것. 마당의 기존 흙과 섞이지 않게 해야 할 터이니 뭔가 구획을 지을 시설도 필요할 것 같고, 전업 농부가 아니니 수없이 날아드는 잡초들의 씨앗도 회피해야 합니다.
(마당에 민들레가 천 포기 이상 있습니다. 피곤하지 않을 정도로 뽑는다면 한 번에 4평방미터 정도를 해결할 수 있는데, 그러자면 10일 이상 작업해야 하니 결국 해결할 수 없습니다. 10일의 시간을 내려면 5주 정도 걸리고, 그러면 다시 민들레가 새로이 생기기에 충분합니다.)
제일 중요한 텃밭 가꾸기에 참여할 인원이 있는가는 아내가 하겠다고 하여서 충족된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주워 들은 것으로는 파는 잘 자란다. 다르게 말해서 키우기 쉽다. 정도입니다. 무나 배추를 시도할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잡초를 피할 방법으로는 온실 비슷한 시설을 만드는 것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폴리카보네이트 롤을 사서 벽을 만들고 지붕을 덮으면 크게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레임은 아시바라고 부르는 강관으로 짜면 될 것 같고요. (마당에 빨래 건조대를 아시바 자른 것으로 만들어 뒀습니다.)
이제 남은 문제는 흙을 구하는 것, 지하에 구획물을 어떻게 할 것인지와 뭘 심을지 고민하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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