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늘어서 생기는 문제는 사고도 있지만 평상시에는 주차가 문제입니다. 언젠가 쓰기도 했었지만 차고지 증명제가 주차난 해소에는 도움이 안되는 이유는 차고지 증명제에서 요구하는 차고는 밤에 해당됩니다. 자는 곳 주변의 공간이지요. 실제로 사회문제가 되는 주차문제는 자는 곳이 아니라 생활하는 곳(일하고, 먹고, 노는 곳) 주변의 주차 문제입니다. 그러니 차고지 증명제를 주차 문제 해결의 방안으로 들고 나오는 것은 생각이 부족하다는 증거이거나 다른 속셈이 있다는 뜻입니다.


아무튼 차를 갖고 있으면 어딘가에 차를 세워야 합니다. 보통의 경우 밤에는 자는 곳 주변에 세웁니다. 그게 자기 집 마당일 수도 있고, (아파트 등의) 주차 구역일 수도 있고, (우리 집 주변에서 흔히 보는) 뒷골목일 수도 있지요.


낮에는 직장의 주차구역에 세우게 될 것입니다. 차가 이렇게 늘어날지 몰랐던 시대에 지은 건물도 있을 것이고, 최근에 지은 것도 있겠지만 대체로 직원과 방문객의 주차 수요에 부족한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 근처로 이사를 할 때 1.5km 정도니까 걸어서 다녀야지 했었는데, 무릎이 안 좋다 보니 며칠 걸으면 상당한 기간 동안 무릎이 아파서 쩔쩔매게 되더군요. 그래서 작심 열흘 만에 차를 가지고 다닙니다. 요즘은 아이를 데려다 주고 직장에 가면 다른 이들보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하는 셈이라서 자리가 충분합니다. 집에는 너른 마당이 있으니 역시 문제가 없고요. 제가 고민할 때는 어딘가로 가야 할 때입니다.


시장(재래 시장만 시장이 아니고 대형 마트도 시장입니다.)에 갈 때에는 주차 문제가 항상 대두되기 때문에(맞벌이 부부는 1주일치 물건을 사야 하기 때문에 손에 들고 다닐 수 없습니다.) 대형 마트가 주방문대상이 됩니다. 아직까지는 주차가 대체로 무난한 편입니다만 점차 한참 동안 자리를 확보하러 돌아다니는 시간이 길어지는 날이 늘어나는 듯합니다. 그래도 둘이 가니까 아내는 내려서 먼저 물건을 사러 가고 저는 빈 자리 찾아 주차여행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모닝을 끌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차하거나 차를 뺄 때 편리하니까요.


그리고 회식이라든지 해서 나갈 때에는 주차가 편리한 곳에 가든지 아니면 대중 교통이 편리한 것을 선호하게 됩니다. 서울에 살 때에는 지하철이라는 편리한 시설이 있어 별 문제가 안되었습니다. 제주는 자가용이 대중교통수단을 압도적으로 편리성 면에서 능가하기 때문에 장소 섭외에 제한점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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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구역에 차를 주차할 때 대체로 똑바로 세우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나갈 때 편리하려고 후진해서 넣는 걸 선호하고요. 저의 경우 이마트나 롯데마트에 갈 때에는 물건을 트렁크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대체로 전진 주차를 합니다. 사실 인접한 차량 두 대가 하나는 전진 주차를 하고 하나는 후진 주차를 하면 현재 좁은 주차면을 확보해도 되는 제도하의 우리나라에서는 조수석을 가깝게 대어도 되기 때문에 주차의 편리성이 증가하는 데, 교차 주차는 강요할 문제는 아니지요.


차를 약간 비스듬히 세우면 차를 넣고 뺄 때 편리합니다. 운전석끼리 대면한 상태에서도 하나가 바로 서 있을 때 두 번째 차가 비스듬히 세운다면 둘 다 운전석으로 오르내릴 때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요. 상황이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최악의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차는 사이드 미러를 제외한다면 1.8미터 내외입니다. 과거의 주차장법에 의하면 2.3미터가 너비였으니 0.5미터가 남지요. 주차선이 대체로 10센티미터 정도 되므로 40센티미터의 내부가 남고, 양쪽으로 계산하면 고작 20센티미터입니다. 그러니 누군가가 비스듬히 세우면 자신의 차 바로 옆(선폭인 10센티미터의 여유)에 옆차가 있으니 접촉할까 우려되는 상황이 됩니다. 다들 똑바로 세워도 어떤 차는 중앙에, 어떤 차는 왼쪽 또는 오른쪽에 바짝 댈 수 있으니 비스듬히 세우는 차만 뭐라고 할 게 아닌데, 어쩐 일인지 욕은 비스듬히 세우는 차가 더 먹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상황이 허락하면(예를 들어 기둥 옆이여서 주차 구획 외에 여유 공간이 있을 때 등) 비스듬히 세웁니다. 물론 주차구획 내에서 말이지요. 스스로 '내게 제공된 공간 내에서 비스듬히 세웠으니 떳떳해.'라는 자기최면을 걸면서요. 집 마당에서도 차는 비스듬히 세웁니다. 넣고 뺄 때 명백하게 유리하거든요.


음식점 같은 데에서는 어쩔 수 없이 똑바로 세웁니다. 그러면서 미국같이 넓직한 주차장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러고 보니 10여 년 전에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는 주차 문제가 거의 없었습니다. 차는 많았지만 이렇게까지 밀집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빈 땅은 주차장으로 조성해서 사용했던 때입니다. 점차 땅 주인들이 땅을 회수해서 건물을 지었기 때문에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필연적으로 주차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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