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Caine (Pvt. Tosh Hearne), Cliff Robertson (Lt. Sam Lawson), Ken Takakura (Maj. Yamaguchi).

얼마 전에 갑자기 생각이 난 영화인데 제목 등을 몰랐다가 검색하여 찾았습니다. 이차세계대전의 태평양전쟁이 배경이고 무대는 어떤 섬입니다. 섬의 한쪽은 일본군이, 한쪽은 영국군이 점령하고 있는데, 연합군 함대가 무사히 지나가게 하기 위한 작전을 둘러싼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두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하나는 마지막 개활지 달리기 장면. 영국군의 최후 생존자 둘(Lawson 중위, Hearne 일병)이 기지로 돌아가기 위해 지그재그로 뛰는 영상이 몇 분간 이어집니다. 하나가 기관총에 맞아 쓰러지고, 마지막 순간 기지에 도착한 사람이 고개를 들었을 때 관객들은 탄식을 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장면은 중위가 추리하는 내용입니다. 왜 일본군 장교는 자꾸 우리를 방송으로 압박하는 것일까? 혹시? 그리고 그 추리가 맞아 기습에 성공합니다.

밉상이던 일병이 마이클 케인입니다. 지금 확인하니 그렇네요. 그러고 보니 영화의 장면이 생각나면서 맞다는 걸 깨닫습니다. 사람은 아는 것만 이해합니다. 모르는 것은 이해 못합니다. 봐도 본 게 아니고 가지고 있어도 그 뜻(중요성, 의미 등등)을 깨닫지 못하지요. 중학교 때 포니 승용차가 처음 출시되어 주행하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옆에서 걷던 친구가 야, 포니다! 했는데, 전 아직 몰랐기 때문에 다른 승용차와 구별할 수 없었습니다. 얼마 뒤 포니 모델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인식하게 되었죠. 어떤 영화배우에 대해 알게 되면 그동안 누군지 모르고 시청했었던 어떤 영화의 배우가 그였다는 걸 갑자기 알게 됩니다. 어떤 원리에 대해 이해를 하면 무심코 지나쳤던 현상이 바로 그 원리로 인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인간은 자신이 모르는 것은 무시하거나, 누군가의 권위를 빌려 아는 척을 하거나 합니다. 그런데 빌려온 권위가 틀렸을 경우 인정하기보단 오히려 잘 아는 사람의 정보를 배척하고 잘못된 지식에 더 집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아는 사람이 보면 때때로 한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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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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