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8월 24일 인도 받은 다음 1000km를 주행하는 데 꼭 7주(49일)가 걸렸습니다. 추석 연휴 때 서울에 올라간 것도 영향이 있겠고, 트라제를 9월 말에 처분할 때까지 시장에 가면서 사용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그러나 다양한 변수는 인생에선 필수이니 그냥 7주로 받아들입니다.


아내는 8년째 모닝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두어 번 타더니 아이오닉의 승차감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둘째는 학교에 갈 때 전에는 트라제를 탔었고 이제는 아이오닉으로 바뀌었는데, 달라진 점에 대해 말하라고 했더니 제일 먼저 <조용하다>를 말하더군요. 다른 건 말을 아끼네요. 막내는 아직 한 번도 탄 적이 없으므로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사람은 저니까 제 의견이 제일 중요하겠는데, 조용한 것은 사실입니다. 바람 소리과 노면의 소리만 들리니까요. 그런데 방음은 뛰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끔 외식을 하러 나갈 때 얻어타게 되는 직장 동료의 차(그랜저, 벤츠 320?, 아반테, 소나타)와 비교하면 분명 그렇습니다. 심지어는 트라제와 비교해도 그런 것 같습니다. 전선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자동차 천장을 두드리는 소리가 다르거든요. 도로에서 튀어 자동차 바닥에 부딪치는 굵은 모래(또는 작은 돌멩이)의 소리도 다르고.


순간 가속이라든가 언덕 올라갈 때에는 무리하지 않는 평소의 제 습관 때문인지 트라제보다 월등하게 나았습니다. 내리막에서 속도 조절하는 것도 편리하고요.(상시 회생제동 3단계 적용.)


제일 불편한 점은 눈높이가 트라제보다 낮다는 것입니다. 차고가 다르니 당연한 말이지만 그건 차의 입장이고, 사람의 관점에선 이렇게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트라제에서는 후방 추돌이 별로 걱정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걱정됩니다. 차 길이는 비슷할 텐데 말이지요. 이것도 차고 때문에 생기는 현상 같습니다.


 * * * *


10월 14일.


어젠가 다른 블로그에서 제주도에서 레이를 몰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답변한 걸 보았습니다. 글을 쓴 시점이 3월이었고, 질문은 지난 겨울에 배터리 성능이 어떠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평상시엔 113까지도 표시되었던 모양인데 겨울에는 70-80 수준이었다고 써놓으셨더군요. 그렇다면 아이오닉도 가을에는 280대이지만 겨울이라면 200이나 그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겠네요.


또 다른 글에서는 (아마도 현대 측에서 작성한 글 같았는데) 운전자의 주행 습관에 따라 충전후 표시되는 주행 가능 거리가 다르게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미세하지만 인공지능이 적용된다는 뜻일까요?


대체로 자기 집에 완속 충전기가 설치되지 않았다면 충전소를 찾아 돌아다니게 됩니다. 그리고 급속 충전을 하게 되지요. 급속 충전이 배터리 수명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냥 10년만 사용한다고 생각하고 묻어버리는 게 나을가요? 어느 블로그에선가 현행 전기차 배터리는 6년, 10만 킬로미터, 2000회 충-방전 중 가장 먼저 돌아오는 게 한계이다라는 글도 있던데 6년이면 짧은 감이 있네요. 과연 그렇다면 현대에서 10년을 보증한다고 했던 것과의 절충점은 뭘까요?


또 다른 글들에서는 500회나 1000회가 제시되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만약 완전 충전후 최대 사용을 한다면 저 같은 경우에는 10일에 한 번 충전하면 됩니다. 1년에 대략 40회. 500회라고 해도 12년은 버틸 수치입니다. 매주 1회 충전한다면 10년이고요. 급속 충전이라면 완전 충전이 안되기 때문에 더 자주 충전해야겠지요.


다들 충전 시간 때문에 불평이 많은 것 같은데, 완속 충전기가 있다면 거의 문제가 안됩니다. 밤에 자기 직전 충전을 시작하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완료되어 있으니까요. 누구나 잠은 자야 하거든요. 진짜 문제는 사용할 수 있는 완속 충전기가 있느냐이지요.


이사를 한다고 한다면 이전 비용을 소유주가 부담해야 합니다. 그 비용이 무려 150에서 200 정도 듭니다. 제가 트라제를 사용할 때 13일에 1회 30리터씩 주유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전기차로 대략 10일에 한 번 충전하면 될 것 같습니다. 비용은 한 달에 70리터 정도니 70*1200 = 84000원입니다. 전기차는 기본료 16400원에 전기 사용료 6천원 정도 해서 22000원쯤 될 것이고요. 비용 절감액이 월 6만원인데, 3년간 아낀 금액이 이사시 충전기 이전비용으로 다 들어갑니다. 완속 충전기의 이점을 누리려면 이사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옛말이 생각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돈이 그렇게 들어갈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한전에서 인입선까지 책임을 지니 전선을 마당에 묻고 ㅠㅏ헤치고, 충전기를 뜯고 세우는 일인데 그렇게나 비쌀 이유가 있을까요?


그래서 생각한 것인데, 완속 충전기는 개인에게 지어 줄 게 아니라  몇 블록 당 하나의 충전 기지를 만들고 충전기를 몇 대 설치한 다음 밤에 와서 세워 충전하고 아침에 끌고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나아 보입니다. 충전기 한 대에 주차 면적을 3-4개 유지하면 (그리고 각 사용자가 완충 시 자동으로 결찰해제 가능하게 설정해 둔다면) 앞 차가 완료되면 다음 차가 뽑아서 쓸 수 있습니다. 전기차가 아닌 차들이 주차하면 과태료를 부과하고요, 이용하겠다고 신고한 전기차들에겐 기본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월정 주차비로 받으면 되겠지요. 충전 비용은 당연히 완속 충전료로 책정해야 하고요. 신고나 해제는 관청에 가서 하는 게 아니라 충전기에 가서 카드를 대면 새로운 카드라면 <등록하시겠습니까?> 하고 묻고, 기존 카드라면 <충전>과 <등록 해제> 중 택일하게 하면 되지요. 또한 한 기지 내의 충전기끼리는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면 됩니다. 아, 이렇게 하려면 먼저 충전 플러그를 통일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3가지 방식(에 앞으로 몇 회사가 내세울 몇 가지를 포함 한 것)을 모두 감당하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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