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차가 늦게 가서 기회를 보아 추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실은 앞 차도 그 앞 차가 늦게 가는 바람에 추월 기회를 갖지 못한 피해자일 때가 있지요. 하지만 사실 관계가 밝혀지기 전까지 우리는 앞 차를 욕하게 됩니다. 사실을 알아도 지금까지 자신이 가졌던 분노는 정당하다고 생각하기에 앞 차에겐 눈곱만큼 그리고 잠시 미안하다는 감정을 갖곤 이내 잊어버리고요. 단순히 미워하는 감정이라면 실제로는 상대가 입은 피해가 없으니 괜찮은데, 분노를 조절 못해 앞 차를 가로막고 폭행을 저지른 경우엔 앞 차는 이중으로 피해를 보는 신세가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자신의 분노발작이 정당하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의 의료사태는 정부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아주 훌륭한 체제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잘 굴러가던 시스템에 발길질을 해서 옆으로 벗어나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정부입니다. 하지만 우매한 군중은 의사들을 욕합니다. 진실을 모르니까라고 이해를 해 주어야 할지, 아니면 뻔한 것도 눈치 채지 못하는 멍청이라고 꾸짖어야 할지 고민됩니다.

심지어는 정부가 양보를 했으니 의료계도 양보를 하라는 멍청한 소리를 내는 사람, 기관이 있습니다. 옆이 낭떠러지라서 비킬 수 없다고 하는 사람에게 그럼 1미터 말고 50센티만 이동하라고 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의료계는 그렇게 보고 있다는 말입니다. 진실은 저도 100%까진 확신하지 못하니까 이런 비유가 옳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의료계가 정부의 주장보단 100배 정도 옳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전문가 집단 대부분이 주장하는 것은 비전문가 집단이 주장하는 것보다 옳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양보할 쪽은 생고집을 부리고 있는 비전문가 쪽이지 전문가 쪽이 아닙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제대로 검토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고집이 지나치면 생고집이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똥고집>이라고 부르지요.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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