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야기라도 실화라고 하면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게 마련이다. “실화에 기반한 영화는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다”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일상에선 통용돼 왔지만 “실화에 기반한 영화”는 그동안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으로 분류됐다. “실화에 기반을 둔 영화”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로 적절히 바꿔 줬다. ‘기반하다’를 동사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반하다’를 굳이 ‘기반을 두다’ ‘기반으로 하다’와 같은 형태로 바꿀 필요가 없어졌다. 바탕이나 토대를 두다는 뜻의 동사로 ‘기반하다’를 쓸 수 있게 됐다는 말이다. ‘기반하다’가 2017년 4분기 표제어로 추가돼서다. 

접사 ‘-하다’는 일부 명사나 부사 등을 형용사나 동사로 바꿔 주는 기능이 있다. 일·생각·공부·위반 등처럼 대체로 동작성이나 서술성이 있는 말에 붙는다. 도구·두뇌·성적·벌금과 같은 움직임이 없는 말과 결합하면 어색하다. 

논란의 소지도 있다. 동작성 명사가 아닌데도 ‘-하다’가 붙은 형태의 말이 사전에 등재돼 있어서다. 동사 기초하다·근거하다·토대하다 등이다. 언어 습관의 변화를 일부 받아들여 사전에 올린 경우다. 이번엔 ‘기반하다’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여전히 바탕하다·뿌리하다는 인정하지 않는다. “실화에 바탕한 작품” “실화에 뿌리한 글”은 각각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 “실화에 뿌리를 둔 글”로 고쳐야 한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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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바루기는 무슨 뜻입니까? 신조어 같은데.

기반하다면 동사인가요?


아무튼 언어는 변하는 것이니까 새로운 게 자꾸 추가되고 기존의 것이 변질되겠지요.

그나저나 원칙을 제대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하나 사전을 들추어야 쓸 수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원리원칙이 없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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