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에 한라 도서관을 방문한 다음 거의 매주 또는 격주로 방문해서 책을 빌려왔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6월 중순에 마지막으로 빌렸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에 8개월(은 아니고 7개월 조금 더 된 기간) 만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열 권을 빌려왔습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려면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폐가식일 때에는 도서 목록에서 책을 확인하여 있으면 도서신성처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사서가 책을 가져다 주면 받아갑니다. 이용자가 적거나 출납할 책이 적으면 가능합니다. 아니, 이런 체제에선 이용자가 적어지고 책도 적게 빌리게 되겠네요.


개가식에서는 두 가지가 가능합니다.


그 하나는 서가에 꽂힌 책들을 지나가면서 훑어보고는 마음에 드는 책을 뽑아서 사서 또는 무인기기를 통해 빌리면 됩니다. 이 경우에는 좁은 장정쪽의 정보만으로 빌려야 하니 이름이 중요해집니다. <세 권의 책>보다는 <아내는 마녀이다>가 더 독자를 끌어당기겠죠.


다음으로는 역시 도서목록을 이용하는 것인데 온라인화 된 다음에는 개별 서적의 검색(책이름, 저자 이름)은 용이해도 특정 영역을 몽땅 보기에는 부적합합니다. 수십 권에서 수천 권에 이르니까요.


여기에서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공공 도서관이니 여러 사람이 빌릴 것이고, 따라서 빨리 낡아버립니다. 낡은 책은 더 빨리 손상되니 이른 바 <보존 자료실>에 옮겨 보관하게 됩니다. 즉, 장서로는 등재되어 있으나 두 번째 방법(개가식의 첫 번째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서(여기서는 손에서) 멀어지게 되므로 거의 빌릴 가능성이 없겠습니다.


2010년 경인가 도서관에 요청해서 당시의 전체 목록을 엑셀 파일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목록번호별로 나열하면 서가에 꽂은 것과 같아집니다. 다른 점은 장정부의 시각 정보가 없다는 것. 그런데 그 이후로 아무도 요구하지 않아서인지 도서 정보는 검색으로만 접근할 수 있더군요. 조만간 다시 요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보존 자료실로 옮겨진 자료가 하나둘이 아닌데 그걸 일일이 검색해서 <있는데 보존 자료실에 있네> 하고 아는 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니까요.


아무튼 토요일에 10권을 빌려왔는데, 오늘까지 한 권도 안 읽었습니다. 역시 (종이)책을 읽으려면 시간을 내서, 어딘가에 자리를 잡고, 분위기도 조금 조성하여야 읽는다는 관념에서 못 벗어난 듯싶습니다. 아내의 TV 시청이 길어지면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좀 어려워졌거든요.


저는 특정 주제에 자주 중독되는데, 다시 종이책에 중독되면 미친 듯이 읽을 것이라고 조슴스럽게 예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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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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