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는 교통질서를 매우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하겠다. 100% 지키냐고 묻는다면 아니다가 해답이다. 대략 95%쯤 지킨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의 불복종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즉 불법 좌회전이나 유턴을 봐도 이해해 준다. 다른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왜 불법 좌회전 또는 유턴을 할까? 그건 그 사람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로 인해 누군가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면 금지할 이유가 뭔가? 법을 지키기 위하여? 웃긴다. 법은 지키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지키면 다수가 유익하기 때문에 만든 것이다. 법이니까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여기서 좌회전을 하면 곧장 들어갈 수 있는데 법을 준수하기 위해서 500미터를 돌아야 한다면 그게 잘 만들어진 법인가? 비어있는 도로에서 유턴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 물론 여러 번 말한 것처럼 남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라면 안된다. 내가 불법 좌회전이나 유턴을 하기 위하여 내 뒷차가 정지해야 한다면 잘못이다. 내가 말하는 것은 남에게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의 위반까지 처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요즘 자주 이용하는 구간에서 신호등이 잘못 설정되어서 제 때 출발하면 꼭 다음 신호등에 걸리는 곳이 있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과속을 하거나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간다. 일정구간을 가는데 5분이면 되지만 신호등에 서면 2분이 추가되니 무시하는 사람이 많다. 때로는 이 2분이 중복되어 4분이 되기도 한다. 다음 신호에 걸리니까. 나는 서 있는 쪽인데, 지나가는 차를 탓하지는 않는다. 가끔은 내 뒤에 서 있는 사람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신호를 이렇게 만든 사람의 잘못으로 많은 사람이 양심에 거리끼는 행동을 해야 하거나 시간을 지체해야 한다. 본인은 아무 생각없이 잘 앉아 있겠지. 그리고 신호 위반에 대한 기사를 보면 '벌금을 먹여야 해' 라고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작 잘못은 자신이 했는데 말이다.

어젠가 블랙박스를 이용한 단속을 한다는 안내문을 어디서 봤다. 북한의 오호담당제가 생각난다. 이웃이 이웃을 감시하는 것.

정작 단속해야 하는 것은 번잡한 길에 차를 세우는 행위, 대로에서 개별 건물에 들어가는 길을 만들어준 공무원의 잘못 등이다. 투입한 것에 대한 효율이 중요한 것 아닐까? 차량 통행이 많은 길이 잘 뚫리면 소로에서 잠깐 막히는 것보다 훨씬 시간을 많이 단축시켜 준다.

단속은 적절한 수준에서 해야 한다.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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