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3일자]

의대정원 확대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혼합진료 금지를 비롯해 여러가지 조항이 의료시스템 붕괴를 부추기는 독소조항이라는 게 의료계의 반응이다.

'개원면허제'도 논란이 되는 항목 중 하나다. 의료계는 "개원 숫자를 줄여, 대학병원에서 노예처럼 일하게 하려는 의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원면허제란 국가고시를 합격한 의사들이 바로 개원가로 뛰어들지 못하고 수련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쌓아야만 개원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다. 아직 세부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1년 간의 인턴제 폐지 후, 2년 동안 임상수련의로 재직하는 식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제도는 임상 경험이 부족한 의사가 개원 후 있을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해 수련 경험을 쌓게 하겠다는 취지다. 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임상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이 피부·미용 등 개원가로 나가는 것에 대한 보건적 우려가 있다"며 "의사들이 충분한 임상경험을 쌓아 안정적인 진료 실력을 갖추고 개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비상대책위원장은 "큰 틀에서 보면 이는 개원 숫자를 줄여 큰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노예 의사들을 늘리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젊은 의사들의 개원 자유를 빼앗는 것은 작게는 의사 직업 이탈률을 높이는 문제를 낳을 수 있고, 크게는 면허를 딴 즉시 해외로 이주해 외국에서 개원하는 의사 수를 늘리는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는 개원면허제 도입과 동시에 개원의의 진료 가능 여부를 주기적으로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개원 병원에 대해 전문 인력 또는 의료 전문가의 평가를 거쳐 의사의 신체·정신 상태를 5년 주기로 조사해 진료 가능 여부를 검증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어느 정도 평가 기준이 필요하지만 이미 대학병원에선 많은 정부 또는 민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평가로도 병원의 의료 서비스나 질이 떨어지지 않음에도 임직원들은 퇴근도 못하고 평가에 매달리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 않아도 될 소모적인 평가로 인해, 평가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시간 동안 오히려 환자를 돌보지 못한다"며 "결국 개원 병원의 의료 서비스나 질을 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종언 기자 (eon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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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일반의(GP, 가정의, 주치의)는 5년간 수련 후 일반의로 근무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것을 차용하는 듯합니다. 5년이 아닌 것은 갑자기 도입되면서 장기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큰 변혁이므로 일단 2년으로 하는 듯합니다. 인턴 1년이 원래 있었으니 빼고 1년 더, 이런 식이겠쬬. 그렇다면 장차 1년씩 늘려 4년 정도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사실 나쁘지 않은 발상인데, 옛말에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민감한 시기에 종속을 강요하는 듯한 내용이라 반발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뭐 패키지 방식의 의료개혁이라고 했으니 한꺼번에 발표할 수밖에 없었겠지만요. 그렇다면 수련병원-- 문자적인 수련 병원인지 현행의 수련 병원인지가 혼동되는데, 이는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에서의 수련에 대한 것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할 듯싶습니다.

정말로 도입한다면, 제 생각엔 대학병원은 원칙적으로 개원의 현실과는 무관한 진료가 대부분이므로 배제하고, 병원이나 종합병원 수준의 병원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시간이 더 지나면 기존 개원의로 제한하는 것이 옳을 듯합니다. 또한 병원에서 근무한다면 응급실 및 중환자실 근무, 야간 당직 같은 것도 빼고요. 목적이 개원의 양성인데 웬 응급/중환자? 노예가 아니라는 것은 제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어설프게 하면 그 개원예비의들이 해당 병원의 노예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충분한 보수를 지급해야 합니다. 적당한 보수를 지급하면 허드렛일이 아니라 제대로 된 일을 시키게 됩니다. 누구나 본전 생각을 하거든요. 이 정도까지 설계를 한 상태에서 발표를 했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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