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쓴 것의 확대 증보판입니다.


전에 쓰던 것은 HP 것입니다. 제주도에 이사온 후에 샀으니 아마도 2004년 말이나 2005년 초 정도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10년이 넘었네요. 얼마 전에 비프음 5회 에러가 나면서 중단된 적이 있었습니다. 주말에 뜯어서 먼지를 털고 CPU를 재장착하니 정상 작동되어서 그냥 계속 쓰기로 했었습니다. 동시에 하나를 더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따로 신청을 하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며칠 전에 같은 오류가 났습니다.


한 번은 우연 내지 실수라고 말하지요. 컴퓨터에 다양한 부품과 프로그램이 들어가니 오류 아닌 오류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한 번은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 간격을 두고 동일한 오류가 난다면 묵과할 수 없습니다. 3번째 오류가 곧 일어나리라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이젠 우연이 아니라 필연인 것입니다.


원래는 하드 디스크를 포맷하고 윈도우즈를 재설치하는 게 정상이겠습니다만, 그러면 일이 거창해집니다. 그래서 머리를 굴려 그냥 하드디스크를 옮기기로 하였습니다. 옛날에 한참 하드웨어를 만지거나 정보를 얻었을 때 이러면 곤란하다고 알고 있었지만 일단 해보기로 했습니다.


대상이 되는 컴퓨터는 셋입니다. HP와 현재 인터넷용으로 쓰고 있던 델 것과 새로 산 델. 해야 하는 건 구델에서 신델로 하드디스크 이동장착과 HP 하드를 구델로 옮기는 것입니다. 먼저 신델을 열고 내부를 확인하니 SSD는 하단에 있고 ODD는 상단에 있습니다. 언뜻 보니 파워선도 없고 SATA 라인도 없습니다. 잘 보니 파워선이 ODD 라인에 하나 더 붙어 있네요. SATA 선은 구델의 하드랑 통채로 떼어냈습니다. 그런데, 마더보드의 핀과 거리가 안 맞습니다. 붙어 있던 라인은 길이가 대략 12센티 정도이고 필요한 길이는 18-20 정도 됩니다.


일단 보류하고 HP를 뜯었습니다. 하드가 바닥에 붙어 있는데 라인이 25 정도나 됩니다. 그래서 먼저 라인만 분리해서 신델과 구델의 하드를 연결했습니다. 이제 신델은 뚜껑을 닫아도 됩니다. 구델의 라인은 HP의 하드에 물리면 원래 자리니 짧을 턱이 없겠지요. HP의 하드는 전용 볼트로 결합되어 있어서 분리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바닥에 있어서 마더보드의 램을 제거한 다음에야 겨우 드라이버를 갖다 댈 각도가 생기더군요. 어쨌든 분리해서 확인하니 떼어낼 만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램은 이미 분리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신델에 구델의 하드를 붙일 때 HP 케이스 고정 볼트를 써버렸기 때문에 덜렁거리는 채로 치웠습니다.


자 이제는 제대로 하드의 프로그램들이 작동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HP의 키보드는 PC2였기 때문에 키보드도 바꿔야 합니다. 전원을 넣으니 표준화면으로 나옵니다. 로그인 비밀번호를 넣으라는데, 키보드가 인식되지 않아서 방법이 없습니다. 세 번 재부팅했더니 겨우 키보드가 인식됩니다. 마우스는 두 번째 부팅에서 인식되었고요. 그래서 이젠 되었나 보다 하고 비밀번호를 넣었더니, 윈도우즈XP를 사용하려면 재인증을 받으라는 메시지가 뜹니다. 방법은 세 가지라고 나오지만 오프라인 컴퓨터이니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상담원과의 통화.


무료전화(수신자 부담)로 거니 이용불가라는 메시지만 나옵니다. 그래서 유료 전화로 하니 잘됩니다. 번호를 넣으라기에 HP 케이스에 있던 번호로 생성된 번호를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새로운 번호를 불러줍니다. 혹시나 해서 재확인까지 했더니 9분이 걸렸네요. (아내가 다음날 저녁에 누가 어제 밤에 전화를 썼다면서 도용 당한 게 아닌가 하면서 걱정하더군요.)


하드웨어가 다르니 몇 가지 제품에 대한 시스템 구성 관련 메시지가 뜨는 걸 제외하면 그냥 쓸 만합니다. 그런데 램이 2기가여서 그런지 아니면 포맷 아닌 하드 옮기기를 해서 그런지 엄청나게 느리네요. 메모장에서 한 페이지를 선택하면 선택되는 게 줄 단위로 보일 정도이고 바꾸기를 해 보았더니 밥을 먹고 와도 될 정도입니다.


신델에 붙은 하드는 주로 애들과 아내의 파일이 있는데 그쪽은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각종 프로그램을 새로 깔아야 한다는 문제는 있지만요.


신델의 신형 키보드를 달았었는데, 둘째가 보고 멋지다고 해서(어디가 멋지다는 거야?) 온라인용 신델에 넘기고 구델에 붙여 쓰던 HP의 키보드(하나는 PC2라서 버리기로 했고, 또 하나는 USB형이었습니다.)를 넘겨받았습니다. 저에게는 그게 더 편리합니다.


애들은 하드 반응속도가 빨려졌고, 마우스가 교체되어서(불량 마우스인데 사기 귀찮아서 그냥 쓰고 있었습니다.) 좋다고 합니다.


집에서 오프라인용 컴퓨터의 용도는 제 개인 전용이고, 텍스트 파일을 보는 게 거의 전부입니다. 따라서 좀 느려도 괜찮습니다. 사실은 안 괜찮은데, 텍스트 파일 보는 데 새 컴퓨터를 사기는 뭐하니까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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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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