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승차감이 좋지 않다고 쓴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 갖고 있는 다른 차가 모닝이니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모닝과 비교한다면 좋습니다. 당연한 말인가요?
얼마 전에 서귀포에서 학회에 갔다가 점심을 먹으러 갈 때 동료가 갖고 온 그랜져를 타고 갔었는데, 뒷좌석이라 그런지 아이오닉의 앞좌석과 비교할 때 우위에 있다고 말하긴 곤란할 것 같습니다. 사실 다른 동료의 벤츠도 타고 다닐 때는 좋았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비교를 해야만 상대적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운전석에 앉아서 다니기 때문에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후방 시야가 좁은데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이젠 적응되었습니다. 오히려 제주도에 많은 상향등을 켠 차들의 빛을 가려주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후면은 가로로 가운데에 창이 없는 부분이 생기는데 뒤의 차들의 전조등이 대부분 거기에 걸려서 제겐 안 보입니다(이렇게 하려고 만든 걸까요, 아니면 다른 목적인가요? 모르겠습니다). 사실 뒤는 누가 추돌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것만 걱정하면 되니까 잘 안 보여도 별로 상관없을 것입니다.
뒷차와의 간격이 아직도 가늠되지 않아서 때로 곤란합니다. 상당히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내려서 확인해 보면 충분한 거리가 남아 있더군요. 후진해서 방향을 틀 때 얼마나 더 후진해도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설치되어 있는 후방 카메라가 보여주는 걸 그대로 믿었다간 추돌하기 십상입니다.) 불필요한 전진후진을 많이 하게 됩니다. 모닝이나 트라제는 10센티 정도까지 접근할 수 있었는데 말이지요.
틴팅(썬팅)이 어쩌면 진하게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 게 아니라 투과율이 얼마짜리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트라제보다는 진했습니다. 트라제가 법정 투과율을 딱 지켰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차랑 비교한다면 밝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오닉이 밤에 운전할 때 주변이 잘 안 보이는 건 아닙니다. 아무런 장애없이 잘 보입니다. 오히려 상향등 차량의 눈부심 공격으로부터 저를 보호해 주는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법정 투과율을 어겼다 하더라도 괜찮을 것 같은데 단속당한다면 좀 억울하겠네요. (만약 정말로 법정 투과율 기준을 어겼다면.)
나이를 슬슬 먹어가면서 조금씩 더 조심스러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운전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는데 (과거엔 법정 속도로 달렸습니다. 물론, 주위 차량의 속도나 내리막길 오르막길 여부에 따라 가감이 있었고요.) 요즘은 아주 미세하게 줄어들어서인지 일정한 구간에서는 시간 차이가 없습니다.
사실 시내 구간에서는 개개인의 습관보다는 신호등 체계에 의해 실제 구간통과시간이 결정됩니다. 대부분의 과속 차량은 먼저 가서 (그들의 관점으로는) 한참 신호를 기다리는 것이고 정상속도 차량은 조금 기다리고, 조금 느린 차량은 딱 맞게 도착하는 것이지요. 그나마 과거엔 기울기에 상관없이 거리만 의지해서 신호등이 조절되었는데 (오르막길을 시속 70으로 달려려면 알피엠을 올려야 하지만 평지처럼 달리면 절대로 70으로 못 가는 곳도 70으로 가야 신호등에 딱 대어 갈 수 있었습니다.) 요즘은 미세하게 조절되어서 무리하지 않은 사람에게 맞추는 모양입니다. (전부는 아니고요 일부 제가 다니는 큰길만. 나머진 잘 모르니까 언급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조금 느린 (느리다니까 한참 저속이 아닐까 생각하실 분도 계실 것 같아 중언부언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시속 60 구간이면 가능하면 60으로 달립니다. 간혹 57이 될 수는 있겠지만 63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속도로 다니다 보니 큰 불편은 없습니다.
핸들(스티어링 휠)이 D 자 형인데 돌릴 때 조금 불편하네요. 뭐 이걸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아닙니다. 저는 한 손으로 돌리기 때문에 그런가 봅니다.
타이어 공기압을 알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조금씩 바람이 빠지는 걸 보면 불안해집니다. 1-2는 무시해도 될까? 아니면 즉시 가서 보충해야 할까? 고민이 됩니다. 겨울이 되면 조금 부족한 게 안전운행엔 더 이익이니 결정하기 쉽지 않네요.
달려 있는 미쉐린 타이어가 전기차에 적합하게 개발된 것이라고 말하던데, 이게 산에서 내려올 때 자주 미끄러지더군요. 조금만 속도가 높아져도 (다른 차에 비하면 느린 편인 데도) 급커브를 돌 때 타이어가 미끄러집니다. 비가 왔을 때의 접지력에 대한 글도 여럿 보았습니다. 그래서 아주 조심해서 달리고 있지요. 혹시 겨울에 눈이 왔을 때에는 스케이트를 타는 게 아닐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아직 당해본 게 아니지만 제주도에선 자주 빙판이 만들어지거든요. 원래 드문 것은 오히려 자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대처를 제때 하지 못할 그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최대의 불편함은 더운 바람을 만들려면 히터를 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기차의 특성상 열이 생기는 곳이 (이론상) 없으니 필요하다면 따로 히터에서 발생시켜야 하지요. 운행가능거리가 히터를 켜기 위해 팬을 돌리면 뚝 떨어집니다. 대략 10%쯤 줄어드네요. 전 오토 에어컨을 싫어하기 때문에 대체로 수동으로 하는데, 팬을 틀면 꼭 에어컨이 작동해서 끄는 게 일입니다. (수동인데 왜 에어컨이 자동으로 켜지는 거야!)
조용하다는 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늦게 추가했습니다. 이 조용함이 전기차를 타고 있을 때에는 실감나지 않습니다만, 다른 차에 타면 단번에 비교됩니다. 그리고 전기 모터도 사용하다 보면 소음이 발생하게 될 것 같은데, 얼마나 써야 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로 커질까요?
창문을 살짝 열면 실내에 습기가 차는 게 줄어듭니다. 그런데 비가 오면, 창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요. 안 닫으면 빗물이 차내로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니 세피아, 트라제, 모닝 모두 썬바이저가 달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창문을 열고 다녔지요. 그걸 달면 풍절음이 커지고 저항이 있으므로 연비에 나쁘다는 이유로 자동차 회사의 기본 옵션으로 채택하지 않는다는 글을 언젠가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긴 추가 장착품이라면 몇 만원 내외겠지만 자동차 회사의 옵션으로 채택되면 10만 원 대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 약간 불편한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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