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8월 말부터 몰았으니 대략 9개월 남짓한 기간이 걸렸습니다.
일단 전기차(실제로는 아이오닉)에 대한 소감을 단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좋다.입니다. 사실 그다지 다양한 차를 직접 몰은 것은 아닙니다. 기껏해야 (뉴)세피아, 트라제를 주로 몰았고, 모닝은 몇 천 키로미터 정도 몰았을 뿐입니다. 다른 차들은 얻어 탄 정도이고요.
하지만 처음 자동차 운전학원에 가서 느꼈던 자동차에 대한 첫 소감이 <자동차를 모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였던 것을 상기해 보면 평가가 상당히 후한 것입니다.
수동 변속기는 몇 백 킬로미터 정도 몰아보았을 것입니다. 남의 차였지요. 나머지 20여만 킬로미터는 모두 자동변속기 차량이었습니다. 전기차는 자동변속기와 일면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 변속기 자체가 없다는 것이겠지요.
전기차의 속성 중 하나인 내가 페달을 밟는 정도에 비례하여 차가 반응한다는 것은 자동 변속기 차량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수동 모델을 좋아하는 분들이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내가 차량을 통제한다>는 느낌입니다. 전기차는 그것과는 궤가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자신이 차를 직접 통제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평지든 페달 하나로 대부분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회생제동을 3단계로 해두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시승기에서 지적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건 운전자의 부적응 탓입니다. 고작 오백 킬로미터도 지나지 않아서 적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저를 포함한 소수일지도 모르겠네요.) 적응되고 나면 순간적인 가속이나 감속 등 대부분의 면에서 수동 차량이나 자동 차량에서 느끼지 못했던 편의성을 체험하게 됩니다.
사실 대부분의 자동차 생활에서 주 목적은 신나게 달리는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로 사정상 그런 건 불가능하지요. 주목적은 적절한 속도로 이 장소에서 저 장소로 사람이나 화물을 운반하는 것. 그 와중에 운전자에게 별다른 불편함이 없으면 됩니다.
저는 속도광이 아니기 때문에 법정 최고속도를 초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대체로 급가속을 이용한 추월이나(아, 옛날이여! 옛날에 고속도로 다닐 때 가끔 써보았던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속도가 필요한 위기 탈출 (20여 년 간 두어 번 사용되었습니다.) 때 씁니다. 전기차를 몰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속도를 더 떨어뜨리고 다닙니다. 그게 경제적이기도 하고, 차량과 신호등이 꾸준히 늘어나기만 하고 있으니까요.
비록 모닝을 비교 차량으로 삼는 것은 부적절하겠으나 제가 갖고 있는 다른 차가 모닝이니 어쩔 수 없이 비교해야겠지요.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비교하면 모닝을 디젤인 트라제와 비교하는 것보다 더 큰 소음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차는 전기 모터 소리가 난다는데, 제 차는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애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태우기 때문에 그 애들도 꽤 경험이 있는 편인데, 이젠 다른 차에서 나는 엔진음에 대해서 좀 시끄럽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엔진음이 없습니다. 들리는 소리라곤 타이어 마찰음과 바람 소리, 그리고 다른 차가 내는 소리. 물론, 아주 희미하지만 가끔은 전기 모터로 추정되는 소리가 날 때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충전이 가장 큰 골치거리일 뿐입니다.
9개월에 5000이니까 매달 550 정도를 주행한 셈입니다. 저의 다른 게시물을 보시다시피 대체로 250 정도 주행한 다음에야 충전하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 충전합니다. 여름에 에어컨을 켜면 세 번이나 네 번을 충전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찬가지로 겨울에 히터를 항용하더라도 3-4번의 충전으로 충분합니다.
전기차는 일부에게는 아주 적절한 자동차입니다. 제주도라면, 볼트 급의 배터리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충전을 기다리는 게 불편하다고 하시는 분은 자가충전이 안되는 분일 텐데 차차 주차장에 충전기가 설치된다면 해결이 될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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