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에어컨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에어컨이란 설비 자체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요. 감사히 잘 쓰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 에어컨을 잘 안 트는 편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차를 타면, 제가 주인이 아니니 가만히 있어야지요. 보통, 사람들은 다른 이를 태우면 에어컨을 좀더 강하게 틀어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어, 추측입니다. 누구도 이런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을 테니 남에게 잘해 주는 걸 미덕으로 삼는 걸 바탕으로 한 추측입니다. 추측이지만 확신에 가까운 어조로 쓰게 되네요.) 몇 번 잠깐 자동차 에어컨을 쐬고 감기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뒤엔 강하다 싶으면 차주에게 말해서 줄입니다. 체면을 차리는 것보다는 제 몸의 건강이 더 중요합니다.
건물의 에어컨은 제가 조절할 수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방문을 연다거나, 창문을 연다거나, 히터를 틀거나(!).
각설하고, 세피아는 12년간 운전하였지만 아마도 에어컨 가동한 시간은 120시간도 안될 겁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거의 대부분이 남이 탔기 때문에 가동된 것입니다. 어쩌면 저 혼자 있으면서 틀은 것은 1시간 남짓하지 않을까 합니다.
트라제도 10년간 운전했지만 비슷합니다. 제주도라서 그런지 혼자 사용한 시간은 좀더 길었을 것입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더 더운 것 같습니다. 항상 여름에는 덥다고 느끼는 게 당연하겠지만 더 덥다고 느끼는 것은 분명합니다. 애들을 태우고 다니다 보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썬바이저가 없으니까 비가 올 경우엔 습기가 차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틀어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자주 에어컨을 켜고 다닙니다. 대신 세피아나 트라제의 경우 기계식 4단인 데 반해 아이오닉은 8단계인 듯한데(끝까지 올려 본 적이 없어서 대략 눈금 비율로 추정한 것입니다.), 시작은 3단 가끔은 4단으로 시작하고 실내가 대충 냉각되면 2단을 거쳐 필요하면 1단까지 내립니다. 1단은 아주 미세한 것이라 처음이라면 성에 차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때로는 2단만 되어도 차다고 느끼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지나면 1단으로 갑니다.
그래서인지 에어컨을 줄곧 켜고 다녀도 주행거리가 크게 감소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좀더 타 보아야 하나의 해답이 나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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