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과 필연

사회-생활 2017. 1. 2. 16:53

우연과 필연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습니다. 영화나 소설에서는 주로 이런 식으로 소개되지요.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지만 두 번은 필연이다. 뭐 대충 그렇습니다.


저는 이른바 386세대였습니다. 60년대에 인구 폭발의 와중에 태어났고, 70년대 경제발전의 탄력을 타고 80년대에 성인이 되면서 그 흐름에 쉽게 편승할 수 있었던 세대입니다. 동시에 IT의 발달사 전초집단으로 생활하기도 했지요.


지금 제 생활의 대부분이 컴퓨터(80년대 이전에 전산하시는 분들에겐 컴퓨터란 메인 프레임을 말하고, 피씨는 단말기 수준으로 생각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다수 대중이 피씨를 컴퓨터라고 생각하고, 메인 프레임은 대체로 안중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어 슈퍼컴퓨터를 더 친숙하게 생각하죠.)랑 연관이 있는 것은 그런 시대를 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때 제 생활을 돌아보니 일을 컴퓨터로 하는 건 당연하니 빼더라도, 취미가 몽당 컴퓨터 관련 분야로 해결이 되더군요. 먼저 잠시 하는 컴퓨터 게임들(프리셀이나 지뢰 찾기 같은 것들), 바둑(현실보단 온라인에서 더 쉽게 둘 수 있음.), 증권(증권사 지점에서 주문하는 것보단 HTS가 편리.), 독서(종이책도 좋지만 파일본도 좋다.), 온라인 게임들(이젠 생각나지 않는 것들.) 영화 감상, 음악 감상 등등이 다 그렇더군요.


위에 들은 것들 중에 일부는 이제는 하지 않지만 여전히 컴퓨터에 관련된 시간이 꽤 됩니다. 무릎이 안 좋아진 다음에는 야외로 나가는 것도 귀찮아졌습니다. 자연스레 컴퓨터를 붙잡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좁게 보아도 제주도에 이사온 다음 도서관에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한라 도서관에 접근하기 편하다는 말을 어디서 듣고 가게 된 게 종이책 독서붐을 가져왔습니다. 저에게는 한라도서관 개관이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2008년도에 개관하였는데 (몇 년이 지나서야 다른 도서관들은 제주시 또는 서귀포시 소속이지만 한라도서관은 제주도 소속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해 12월부터 한라 도서관에 출석하게 되었거든요.


만 8년이 지났고, 대략 3000권 정도를 대출받았었고, 또 상당수를 읽었습니다.


다른 예로 군에 갔을 때 2년차 때 한가한 군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하는 일의 대부분은 기다리는 것. 그래서 당시 막 시작된 컴퓨터 시대를 시작부터 따라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2년간 600일 정도, 4400시간을 (비록 그 시간의 전부는 아니지만) 활용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연이었을까요, 필연이었을까요?

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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