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보험사의 이상한 확인 절차

전세 대출금 제도에 대한 글( http://smhk.tistory.com/entry/전세금대출에-대한-기사를-보고 )을 작성하면서 이런 잘못된 것이 보험에서도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전에 아파트에 살 때 윗집에서 물이 내려와 거실 천장이 썩어 들어갔습니다. 말이 오고가던 중 안방까지 번져서 결국 위층에서 수리를 해 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그런 보험 대상이 되어서 담당자가 찾아왔더군요. 자, 보험 계약은 위층 사람과 보험회사가 했습니다. 물론 보험회사의 입장에서는 제가 수혜자입니다. (수혜자란 말에는 어폐가 있는 게 저는 피해자지 수혜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보험금 지불에 대한 확인서인가 뭔가를 작성해야 하더군요. 제가 주민등록번호 등이 유출되는 것 아니냐면서 저항하자 시공을 해 줄 수 없다고 버티더군요.

갸우뚱합니다. 보험 계약에 의해 보상을 해 주는 것인데 왜 수혜자(피해자라니깐!)의 인적사항을 제공해야만 할 뿐만 아니라 이러 저런 서류를 작성할 의무가 생기는 것입니까? 당사자들(보험자와 계약자) 간에 서류를 작성하고, 이른 바 수혜자는 (위층의 물이 새어 우리 집을 수리했다고) 확인 서명만 해 주면 될 일 아닙니까? 제가 그 돈을 한푼이라도 만졌습니까? 돈은 보험회사에서 (계약자를 거쳤는지 모르지만) 수리업체로 넘어갔을 텐데 말이지요. 왜 내가 이런 저런 개인 정보가 담긴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해야 하느냔 말이지요.

만약 서류를 작성해야만 한다면, 돈을 실제로 받은 수리업자가 몇 호실을 수리해 줬다고 하면서 돈을 받은 영수증을 끊어 주면 될 일 아닙니까? 보험 사기 때문에 그런 이상한 서류 및 절차를 강요하는 것 같은데, 돈을 만지지도 않은 사람에게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것은 잘못된 제도입니다.

게다가 내용 중엔 다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있더군요. 재발하면 당연히 이의를 제기해야 할 것 같고, 수리가 잘못 되었으면 제가 위층 사람에게 항의하(여 수리업자에게 항의하)지 보험회사를 찾아가서 항의하겠습니까? 뭔가 잔뜩 잘못된 처리방식이더군요. 다른 분들은 다들 그러려니 하고 지내십니까?

만약 자동차 사고가 나서 수리를 한다면 마찬가지 절차를 거쳐야 할 것 아닐까 싶은데 다들 넘어가셨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