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서 인체의 물을 얼려서 일정한 경도를 유지하고 그로써 깍을 수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일반적인 조직병리에서는 검체를 포르말린으로 고정하고 파라핀을 침투시켜 블록으로 만듭니다. 레진이나 다른 것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일상생활에서 간편하게 하기로는 파라핀이 현실적으로 우수하기에 파라핀이 대표적인 포매물질로 쓰입니다.


세포 내외엔 물이 많습니다. 이 물을 제거한 다음 그 자리에 파라핀을 넣으면 세포나 조직의 구조를 볼 수 있겠다는 게 시작입니다. 물론, 그 상태로는 보기 힘들기 때문에 염색이란 걸 해야 하지만 그건 다음에 쓰겠습니다.


물을 빼는 것은 까다로운 작업이므로 점차적으로 빼게 됩니다. 또 파라핀을 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건강에 좋지 않은 물질을 써야 하기 때문에 꽤 오래 전부터 기계로 합니다. 이 기계를 작동시켜야 하는 시간이 조직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14시간 정도 됩니다. 사람의 근무시간으로는 감당이 안되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퇴근할 때 작동시키고 가면 다음날 출근 때 끝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시간 때문에 병리과의 일과가 결정됩니다.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이 기계는 오전 8시쯤에 끝나야 합니다. 역으로 시간을 환산하면 6시에 작동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기계에 넣을 만한 크기로 채취하는 작업이 이 전에 끝나야 합니다. 규모가 큰 병원이나 검사소는 기계가 여럿이라서 순차적으로 작업을 하고 일정 분량이 차면 기계를 작동시킵니다만, 대부분의 병원은 한 대만 있으므로 위와 같이 처리해야 합니다. 모든 검체가 하루에 한 번만 처리된다는 뜻입니다.


출근 이후에는 파라핀이 침투된 조직을 깍을 수 있게 틀에 넣어 고정해야 합니다. 이 작업이 포매 작업입니다. (관련된 이미지들은 쉽게 얻을 수 있으니 별도로 검색해 보십시오, 필요하다면.)


일반적인 검체들은 포르말린 고정- 파라핀 포매 조직이 됩니다. 이 조합이 제일 많이 쓰이는 조합입니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수술 검체 - 포르말린 고정 - 육안 검사 - 파라핀 침투 - 포매 - 박절(깍는 것) - 염색 - 판독으로 볼 수 있는데 (실제로는 더 많은 과정이 있습니다만 생략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순서대로 진행하기 때문에 앞서 말했던 동결절편 검사와 달리 최소한 36시간, 통상적으로는 48시간 이상이 필요합니다. 물론, 작은 검체들만 있다면 수술에서 판독까지 10시간에 끝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이 훨씬 더 많아야 하고, 장비도 그렇기 때문에 제한적인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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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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